어린이 중심 교육… 아침자습등 없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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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부산 동래구 명장2동 명장초등학교에는 아침 자습이 없다. 그 시간에 어린이들은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 논다. 지난해 3월부터 아침자습이 운동시간으로 바뀌었다. 하루의 시작을 즐겁게 하자는 뜻이다.

김달주(金達周.56)교장은 "어린이들이 잠에서 깨어나 밥 먹자마자 학교에 오고 학교공부가 끝나기 무섭게 학원에 간다. 그래서 아침만이라도 뛰놀게 했다" 고 말했다.

학교의 주요 행사도 학생들이 이끌어 간다. 운동회.졸업식.입학식 때 어린이들이 사회를 보면서 진행한다. 어린이회장 선거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치른다. 선거위원회가 구성돼 선거규칙을 만들고 그에 따라 회장을 뽑는다. 철저히 '어린이 중심 교육' 을 실천하고 있다.

수업도 토론식 위주이다. 학교 뒷산과 운동장이 교실이다. 야외 토론장이 5곳이나 된다.

이런 교육 방법에 힘입어 지난 9월 부산 동래교육청이 실시한 학교평가에서 39개 초등학교 중 1위를 했다.

조동현(曺東鉉.13)어린이회장은 "우리 학교는 무슨 일이든 자율적으로 혼자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준다" 고 자랑했다.

학교 뒷산에는 극기훈련장을 만들 예정이다. 튼튼한 어린이를 기르기 위해서다.

이 학교는 학교 운영계획과 결과를 매년 3차례씩 학부모에게 보고한다. 학년초에 "우리 학교는 어떤 교육목표로 꾸려 가겠다" 고 소상하게 알린 뒤 1, 2학기 말에는 어떤 성과가 나왔는지를 밝힌다. 예산 내역도 소상히 알려준다. 그러자 학부모들이 학교발전에 적극적이다. 지난 1학기에만 학부모들이 3천만원(물품 포함)을 학교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지난 3월에는 음성정보시스템을 갖췄다. 학부모들이 담임교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화로 하고 교사는 역시 전화로 '보고' 한다. 지난 4월 한 달에만 학부모와 교사들 사이에 3천7백여 통의 전화가 이뤄졌다.

金교장은 "튼튼하고 정직한 사람을 키우는 것이 우리 학교의 교육목표" 라고 강조했다.

정용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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