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신문-1976~80] 환경오염, 인류과제로 대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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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979년 3월 28일 해리스버그]펜실베이니아주 해리스버그 인근의 세스카나강 가운데 위치한 스리 마일 아일랜드 원자력 발전소에서는 이날 원자로 2개 중 1개의 냉각장치에서 기계결함으로 방사능이 유출되는 미국 최악의 핵 사고가 발생했다.

원자로의 냉각수가 흘러 나가고 온도가 5천도 이상 올라가면서 원자로의 중심 부분이 녹아내려 약 1m 두께의 벽을 뚫고 방사능이 방출돼 반경 8㎞ 이내의 주민 20여만 명이 긴급 대피했다. 당시 원자로 건물 내부의 방사능 수치는 정상치보다 1천 배나 높았다.

특히 이 사고는 78년 12월 이 발전소의 가동후 불과 4개월만에, 그것도 최첨단과학을 자랑하는 미국에서 일어난 것이어서 '원자력은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 라고 믿었던 지구촌에 충격을 던졌다.

앞서 78년 3월에는 초대형 미국 유조선 아모코 카디즈 호가 프랑스의 브리타니 앞바다에서 동강나면서 원유 22만3천t을 쏟아내 두께 30㎝의 기름띠가 인근 1백30여지점의 해변을 '폐허' 로 만들었다.

이 사고로 바다새 3만여 마리와 어류 23만t이 죽어나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사람들은 환경문제를 인류가 해결해야 할 최대의 과제로 확인했다.

정명진 기자

★원자력 발전업계가 스리 마일 발전소 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없었다고 애써 강조했지만 피츠버그대의 연구결과 방사능 유출의 영향으로 유아 4백3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파괴된 원자로에서 방사능을 제거하는데 든 비용과 시간은 자그마치 10년에 10억 달러. 이 발전소는 지난 90년 철거됐으며 법에 따라 인근지역에 대한 방사능 수치 측정은 2010년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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