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많은 교사 떠나게 하더니 이젠 '급조'해 메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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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초등학교 교사 임용고시를 앞둔 교대 4년생이다. 요즘 학교내 4학년 학생들 사이에서는 '연필 쥘 힘만 있으면 합격' 이라는 자조 섞인 말들이 농담처럼 오고간다.

이는 초등교사수의 대량 부족으로 임용이 예전보다 한결 수월해졌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교대 4년간의 성실했던 시간들에 대한 회의가 짙게 깔려 있다.

최근 교육부가 일부 지역에서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에게 단기 보수교육을 거쳐 초등교사 자격을 부여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건만 교육부는 현재의 교사수급 불균형 문제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것인가. 국고를 비워가면서 그 많은 교사를 정년단축.명예퇴직으로 교단을 떠나게 하더니 이제는 교대 출신이 아닌 사람까지 교사로 충당한다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제 초등교사의 부족은 현실이다. 그러나 단기간의 보수교육만으로 초등교사 자격증을 준다는 것은 확실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직은 전문직이라고 배웠다. 단기 보수교육과 우리가 받은 교대의 4년 교육이 같은 무게가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정부의 현명한 교육정책으로 초등교육 정상화가 하루빨리 이뤄지길 바랄 뿐이다.

정선미 <가명.인터넷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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