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지방이전 아직 어려워…대우전자본사 두달만에 서울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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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우전자가 본사를 공장이 있는 경북 구미로 옮긴지 두 달도 안돼 다시 서울로 이전, 구미 시민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현장밀착경영' 을 내세우며 본사인력을 구미로 내려보낸 것은 지난 8월6일부터.

서울 본사 인력 4백여명 중 제품사업부 기획팀을 뺀 이사급 이상 임원 5명과 부장급 이상 팀장 10여명, 인사.노무.경리.광고.경영기획팀 직원 등 50여명이 차례로 내려왔다.

본사 지방 이전 대기업에게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정부 방침도 이를 촉진했다.

그러나 구미 본사가 정착하기도 전인 8월26일 대우전자가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에 휘말리면서 문제가 꼬이기 시작했다.

한빛은행 등 채권은행단의 실사와 의견교환.업무처리 등으로 구미 실무자들의 서울 볼일이 잦아졌다.

뒤이어 해외 투자펀드사인 왈리드 알로마와의 32억달러 매각 교섭도 시작돼 서울 볼일을 더욱 많게 했다.

결국 노무.인사팀과 감사실이 먼저 서울로 철수했고 조만간 해외영업.경영기획팀도 컴백할 계획.

관련서류와 사무집기도 다시 올라갔고 구미공장에는 구매기획팀 10여명만 남게 된다.

대우전자 관계자는 "이전 당시 이런 변수들은 전혀 예측되지 않았다" 며 "서울로 올라간 팀이 다시 내려오기는 어려울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미상공회의소 관계자는 "대우전자 본사의 구미 이전으로 시민들의 기대가 컸는데 실망스럽다" 고 말했다.

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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