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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 노년시대] 노령화사회 의식조사 결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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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올해는 세계 노인의 해. 다음달 2일은 '노인의 날' 이기도 하다. 2020년엔 우리 나라도 65세 이상 노령인구가 13.2%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누구나 피할 수 없는 노년. 이 노년기를 제2의 인생의 황금기로 삼으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지금의 노인들을 살펴보며 '내일의 노인' 에게 필요한 삶의 나침반을 모색해보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글 싣는 순서>

[1]. 노령화 사회 의식조사

2. 제2의 신혼기

3. '홀 몸'을 즐긴다

4. '노익장'은 나의 것

5. 노후자금 챙기기

6. '노인' 바로 알기

7. 널려있는 일자리

8. 그래도 '젊음이 좋다'

9. 노인 천국

10. 편안한 안식을 위하여

1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우리 나라 사람들은 노후에 자식과 독립해 살기를 원하고, 장남에게 부모부양 의무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부모유산 역시 부모 본인.자녀.사회를 위해 고르게 쓰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등 지금의 노인세대와는 상당히 다른 노후 생활관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본지가 (주)중앙리서치에 의뢰, 전국 5대도시 10대.20대.30대.40대 각 2백명씩 총 8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령화 사회에 대한 전국민 의식조사' 결과다.

응답자들은 90% 이상이 '부모를 부양하겠다' 는 의지를 밝혔지만 정작 자신들은 '부부끼리 독립(74.9%)' 해서 살거나 실버타운(12.7%)에서 살겠다고 했고 결혼한 자녀와 같이 살겠다는 사람은 전체의 10.7%에 불과했다.

여성은 실버타운 입소(15.7%)가 결혼한 자녀와 동거(5.9%)보다 많았지만 남성은 결혼한 자녀와 동거(15.5%)를 실버타운 입소(9.7%)보다 선호해 다소 차이를 보였다.

또 응답자 대부분이 장남에게 부모부양 의무가 없다(81%)고 보고 있으며 절반 가까이가 부모의 유산은 자식만이 아닌 부모본인.자녀.사회에 골고루 쓰여야한다(46.1%)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후 처리에 대해서도 부모님은 매장(71%)하겠다면서도 자신들은 화장(56.4%)하기를 더 바랬다.

또 황혼 이혼이나 황혼 재혼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사람이 많아 상당히 개방적인 면을 보였다.

그러나 황혼 이혼에 대해서는 남녀가 다소 차이를 보여 여성의 58.7%가 찬성한 반면 남성은 35.7%만이 찬성했다.

최성재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우리 나라의 경우 자식과 별거하려는 태도가 일본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고 지적하고 "현재의 주거구조는 노인이 생활하기 불편한 만큼 노인주거공간에 대한 연구.대책이 시급하다" 고 밝혔다.

조사대상자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보다 더 빠르게 노령화 사회(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의 인구가 13% 이상)를 실감하고 있었고, 노후자금을 준비하거나 준비할 계획(63.5%)도 가지고 있었다.

노령화 사회의 진입시기도 통계청 추산치인 2020년보다 빠른 2010년께로 잡고 있는가하면, 현재 노인인구는 전체인구의 7%로 아직 선진국의 절반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우리 나라 노인인구가 많다' 고 답했다(70.9%).

노령화 사회를 피부로 느끼고 있는 이들은 그러나 노인복지수준은 '선진국의 1/3도 안되는 수준' 으로 평하는 한편 현재 노인들이 '건강을 위한 운동' '시간활용' '자기개발노력' '경제문제해결' '여가활용' 을 제대로 못한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 때문에 응답자들은 '노인들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세금이 부과된다면 찬성(67.5%)' 한다는 입장. 중산층들의 조세저항 의식이 큰 데 비해 노인복지 세금에는 상당히 관대한 셈이다.

최교수는 "현재 노인들은 자식에게 모든 재산을 투자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는 훈련을 받아보지 못한 세대" 라며 "지금 젊은 세대의 눈에 부정적으로 보이는 노인의 모습 중 상당부분은 개인적 책임이라기 보다는 그 시대의 산물로 보아야한다" 고 말한다.

노령화 사회를 충분히 예감하고 전세대와는 다른 가치관을 만들어가고 있는 젊은 세대들. 그러나 이들도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한다거나(45.7%), 노화방지를 위한 식품.미용.패션에 관심이 있는(32.8%)이들은 절반도 안돼 구체적인 노년준비는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부모들에게 부양 책임을 느끼면서 자신의 노후는 스스로 책임지고자하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세대들이다. 이제 이에 맞는 사회제도가 뒤따라야 할 때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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