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커버스토리] 자동차등 업체간 고객확보 경쟁 치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경기가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면서 특히 자동차.유통업계.휴대폰 등을 중심으로 고객확보전이 열기를 띠고 있다. 가격인하·경품은 기본이고 때로는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수출전선에서도 과당.출혈경쟁으로 인한 국내 업체 피해가 늘어나자 무역협회가 실태파악과 대책마련을 위한 실사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이 자칫 업계 부실화를 초래하거나 중소 하청업체 부담으로 넘겨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 가열되는 자동차 판촉전〓대우가 공세를 취하는 가운데 현대.기아 등도 할인 판촉전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대우는 라노스.누비라.레간자 등 3개 차종을 사는 고객에게 2000년까지 할부금을 유예해 주는 '2001년 미래로 할부' 를 비롯, 중고차값을 50%까지 보상해 주는 '바이백 프로그램' '차종별 18~30개월 무이자 분납' 등 강도높은 할인판매 제도를 전개 중이다.

승합차에 비해 승용차 판매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기아는 최장 42개월 할부에 구입 후 6개월 이후 할부금을 납입하게 해주는 'Y2K 특별판촉전' 을 벌이고 있으며 ▶현대는 최근까지 아토스.엑센트.EF쏘나타 등 6개 차종에 대해 12~24개월 무이자 판매전을 벌였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과거 기아가 부도위기에 직면해 파격적인 할인전략을 펼쳤다가 심각한 후유증을 겪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며 "지나친 할인전을 펼칠 경우 금전적 손해는 물론 해당 차의 이미지와 원가 회복에 치명적인 손실을 가져온다" 고 우려했다.

◇ '더 싸게, 더 많이' 〓유통업계는 가격전과 지점 확충 경쟁을 동시에 벌이고 있다. 현재 6개의 할인점을 가진 롯데는 연내 이를 10개로 늘리고 2004년까지 80개로 확충하기 위해 부지 확보에 나섰다.

신세계 역시 2001년까지 할인점을 현재 18개에서 40여개로 늘릴 예정이며, 월마트.까르푸 등 외국계 할인점도 점포망 확대경쟁에 뛰어들 채비를 갖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할인점 시장이 수년 내에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데다 백화점에 비해 수익률이 낮은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친 경쟁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현재 경기도 분당과 성남 주변에만 백화점 8개, 할인점 7개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인천.광명지역(백화점 11개, 할인점 12개).일산(할인점 6개, 백화점 2개)역시 상황은 엇비슷하다.

이러다 보니 백화점과 할인점이 서로 비슷한 품목을 놓고 가격전을 벌이는 양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또 이런 와중에서 일부 업체들은 납품 업체에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폐해로 이어지고 있어 결국 중소업체들의 피해는 확산될 전망이다.

◇ 과열로 멍드는 수출전선〓무역협회에 따르면 인공위성 수신기.의류 등 상당수 중소업체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인하 경쟁이 치열해 관련업체가 모두 손해를 보는 한계점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역협회는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과당.출혈 수출 경쟁의 이유와 업계의 피해상황 등을 본격 조사할 방침이다.

무역협회 오기현 무역지원팀장은 "덤핑이나 과당경쟁에 대한 조사가 자칫 통상마찰 소지가 될 가능성도 크긴 하지만 그래도 이로 인한 폐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조사.대책을 강구할 방침" 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협회 등 관련업체 등이 가격을 자율조율하고 있으며 중국.대만 역시 '화상(華商)네트워크' 간의 협의로 좀처럼 무분별한 단가인하 경쟁 등 과잉 경쟁이 빚어지지 않고 있다.

◇ 이동전화 업계의 끝없는 유치전〓SK텔레콤. 한국통신프리텔. 신세기. 한솔PCS. LG텔레콤 등 휴대폰 5사의 고객 유치전은 '한계 경쟁' 을 방불케 한다. 단말기 보조금을 줄이자는 등의 약속을 되풀이하지만 번번이 깨지는 형상.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휴대전화 사업자들은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1~2년 이내에 고객들로부터 받는 통화료만으로 초기 손실 분을 메울 수 있다는 계산에다 당장 차세대 통신사업인 개인휴대영상전화 'IMP2000' 업권을 따기 위해 가입자를 늘려 놓기 위해 출혈경쟁을 하고 있다" 고 털어놓았다

표재용.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