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파이낸스도 난립…부산 '금융혼란' 부채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파이낸스 사태가 악화일로인 가운데 부산지역에서는 유사 파이낸스 회사들도 난립, 또 다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들은 금융기관도 아니면서 금융기관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다.

고금리로 투자자를 유혹, 자금을 모은 뒤 돈을 빼돌리거나 고의로 부도를 내는 수법으로 투자자들을 울리고 있다.

허위광고로 시민들을 유혹하곤 한다.

파이낸스사와 영업면에서 거의 분간이 어렵기도 하다.

◇ 실태 = 유사 파이낸스는 부산지역에만 모두 3백여개가 있는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정확한 숫자가 파악되지 않을 정도로 난립상태다.

펀드. 엔젤금융. 재테크뱅크. 투자개발.투자금융 등 금융회사 행세를 할 수 있는 다양한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파이낸스' 를 회사명으로 사용하는 곳도 많다.

이들이 투자자로부터 돈을 끌어들여 굴리는 돈만 해도 부산지역에서 무려 2조원 가까이 된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 영업 방식 = 파이낸스사와 비슷하다.

최고 월 25% (은행은 정기예금도 연 7%선임) 까지 금리를 보장한다며 서민들의 쌈짓돈을 끌어모은다.

지난달 부산 S펀드는 "매달 20%의 높은 이자를 준다" 고 속여 투자자 6백57명으로부터 1백11억여원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유사' 인 B파이낸스도 유령법인 5개를 설립한 뒤 "호텔 공사를 한다" 고 속이고 투자자 1천여명으로부터 3백26억여원을 가로챘다가 임직원 4명이 구속됐다.

올해 부산에서 투자자들의 자금을 가로챘다가 경찰에 적발된 유사 파이낸스사만도 12개사에 모집 금액이 1천여억원이나 됐다.

◇ 어떻게 현혹시키나 = 허위 광고를 통해 투자자들을 끌어들인다.

'업계 최고의 확정배당' '최고의 수익률' 등 문구를 동원한다.

유사 파이낸스사도 파이낸스사와 마찬가지로 예금자보호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투자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는데도 '최상의 안전성' 이 있다고 광고한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회사는 대부분 유사 파이낸스일 가능성이 크다" 며 "구청이나 시에 신빙성을 확인해보는 방법도 있지만 투자를 하지 않는 게 최선" 이라고 말했다.

부산 = 김관종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