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하프마라톤] 자원봉사자.경찰도 큰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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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와아 - !" 12일 오전 8시 중앙일보 서울하프마라톤 개막을 알리는 예포와 함께 달려나가는 1만3천9백여 참가자들의 환호는 새로운 마라톤 축제의 탄생을 알리는 북소리처럼 서울 잠실벌을 메웠다.

하프, 10㎞, 5㎞ 구간 순으로 마라토너들이 새천년을 향해 달려나가자 잠실 일대는 형형색색의 운동복 물결로 넘실댔다.

한국 마라톤 사상 최대인원이 참가한 대회는 처음부터 끝까지 남녀노소가 하나가 되고 민.관, 노.사가 구분없이 뛰는 기쁨이 충만한 달리기 잔치로 일관했다.

오전 4시30분쯤부터 관광버스를 동원한 단체참가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한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 주변은 이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편을 이용한 가족단위 참가자들과 동료들과 함께 자가용을 타고온 마라톤클럽 참가자들이 이어지면서 마라톤 열기로 달아올랐다.

민식 (6).희수 (5) 남매와 함께 5㎞구간에 참가한 주부 鄭영희 (35.경기도구리시) 씨는 "남편은 하프코스에 참가한다" 면서 "아이들이 좀더 크면 온가족이 정식 코스에 도전할테니 하루빨리 한국을 대표하는 마라톤대회로 키워달라" 고 주문했다.

가족단위 참가자들은 아예 도시락으로 경기장 주변에서 아침식사를 하며 야유회 풍경을 연출했는가 하면 사비를 들여 유니폼까지 마련한 직장인들은 함께 스트레칭 체조를 하며 몸을 푸는 모습들로 눈길을 끌었다.

경기장 주변에 배치된 수서.강남.송파.강동경찰서 소속 경찰병력들도 휴일을 잊은 채 행사 준비에 나섰다.

수서경찰서 소속 김우재 (金優載.22) 의경은 "참가자가 많은 데다 비까지 내려 힘들었지만 많은 시민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보람있었다" 며 "의무복무를 마치면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 고 말했다.

대회개최 소식을 모른 채 30여분간 잠실1단지 구간에서 교통통제를 받았던 택시기사 金기수 (44) 씨는 "교통통제에 사실 짜증이 났었다" 면서 "환호성을 올리며 역주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니 일을 그만두고 뛰고 싶은 생각이 요동쳤다" 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오전 7시40분쯤 흐린 하늘에서 빗방울이 뿌리기도 했으나 참가자들은 대열을 이탈하지 않은 채 더위를 식혀주는 단비로 이를 맞았다.

물 흐르듯한 원만한 행사진행은 대회장 곳곳에 배치된 1천4백여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적인 봉사활동 덕분이었다.

경기장 주변정리를 맡았던 정유미 (14.서울풍성중1).유리 (13.풍성초6) 자매는 "새벽부터 줄곧 서 있기가 만만치 않았지만 결승점을 향하는 참가자들이 박수를 마주 쳐주며 자원봉사원들을 격려해줘 큰 힘이 됐다" 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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