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가가치세 과세특례제도가 폐지되면 영세사업자들의 세금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아닌가. 내년 7월로 잡힌 과특제도의 폐지를 앞두고 자영업자들이 갖는 불안감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아무래도 세부담이 커지고 이는 내년 총선에 큰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과세특례 폐지 등 부가가치세 개편안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자 재정경제부가 적극 설명하고 나섰다.
그러나 기존 과세특례의 혜택을 보던 영세사업자들의 입장에서 세부담 증가는 거의 없으며 새로 생기는 각종 세액공제를 활용하면 오히려 세금을 덜 낼 수도 있다는 게 재정경제부의 주장이다.
우선 기존 과세특례자 (연 매출 4천8백만원 미만) 중 매출 2천4백만원 미만의 소액부 (不)징수 대상자는 계속 부가세를 한푼도 내지 않게 된다.
모두 1백3만명에 달하는 소액부징수자는 구멍가게.개인택시.용달 등 장부를 쓰거나 세금계산서를 끊어줄 능력이 없는 사업자들로 지금과 마찬가지로 보호받는다는 것.
따라서 과세특례자 중 세부담이 늘어나는 쪽은 매출 2천4백만~4천8백만원에 걸려있는 약 10만명이다. 이들은 이제껏 매출액의 2%를 부가세로 냈지만 앞으로 업종에 따라 2~4%로 세금이 오른다.
그러나 정부는 이들에 대해서도 충격을 줄여주기 위해 약 3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세율을 올리고 각종 세액공제 혜택도 늘려줄 예정이다.
신용카드로 매출할 경우 세액공제액을 기존 매출액의 1%에서 2%로 높이고, 세금계산서를 받을 경우 매입세액의 20%를 공제해 주던 것을 최고 40%로 올려주겠다는 것.
재경부는 이같은 세액공제의 신설로 과특제도 폐지 이후 세수 (稅收) 는 오히려 1천5백억원 이상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반과세자로 전환되는 기존 간이과세자 (매출 4천8백만~1억5천만원) 54만명의 경우에도 새로운 부담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재경부는 설명한다.
이들은 95년 이전까지 일반과세자였던 사업자로 지금도 업종별 부가가치율에 따라 세금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일반과세 전환자들에게 첫해는 20%, 둘째해는 10%씩 일률적으로 세금을 깎아주고 신용카드와 세금계산서 세액공제 혜택도 줄 예정이다.
이에 비해 새로운 제도로 세금계산서.신용카드 주고받기가 활성화되면 기존 일반과세자들과 간이과세자들 속에 숨어있던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아무래도 세금을 더 낼 수밖에 없다. 거래내용이 그만큼 투명해져 매출을 숨기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김광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