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주가조작'사건 관련 이익치 회장 계좌 압수수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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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대전자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지검 특수1부 (李勳圭 부장검사) 는 2일 이계안 (李啓安.47) 현대자동차 사장을 3일 오후 소환 조사키로 했다.

李사장은 주가조작 당시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 부사장으로 재직했으며, 검찰이 이번 사건 수사에 착수한 뒤 출국금지됐다.

검찰 관계자는 "주가조작이 그룹 차원에서 이뤄졌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선 李사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 며 "李사장이 검찰에 출두의사를 밝혀왔으며, 현재로선 참고인 자격" 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현대중공업 재정담당 徐태환 이사와 정기송 전 재정부장 등 2명을 불러 현대중공업이 주식매집용으로 1천8백82억원을 현대증권에 투입한 배경 등을 추궁했다.

검찰은 또 이날 현대그룹과 접촉, 이익치 (李益治.55) 현대증권 회장의 소재를 확인하고 다음주 초 현대중공업 김형벽 (金炯璧) 회장.현대상선 박세용 (朴世勇) 회장을 소환 조사한 뒤 李회장을 불러 조사키로 했다.

특히 검찰은 李회장이 현대전자 주식매매 과정에서 사내정보를 이용해 개인적으로 이득을 챙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李회장을 비롯한 가족 5명의 계좌에 대한 압수영장을 발부받아 계좌추적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이와 별도로 주가조작 과정에 정몽혁 (鄭夢爀.38) 현대석유화학 사장의 계좌가 이용된 점을 중시하고 조만간 鄭사장을 소환해 개입 여부를 밝히기로 했다.

한편 현대 관계자는 이날 "시중에 나도는 李회장 잠적설은 사실이 아니며 그는 다음주 월요일 회사로 출근할 예정" 이라며 "검찰이 소환할 경우 언제든지 응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의 주가조작 혐의에 대해 정상적인 거래였다는 우리의 입장엔 변함이 없다" 면서 "주식거래 과정에 대한 적법성 여부는 사법부가 판단을 내릴 것" 이라고 말했다.

이수호.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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