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자 나눔장터] 줄잇는 명사 기증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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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총장이 내놓은 악어가죽 가방.

11일 서울을 비롯해 부산·대전·전주에서 열리는 위아자 나눔장터에 명사들의 기증품이 줄을 잇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7일 애장해온 악어가죽 서류가방을 내놓았다. 이 가방은 2005년 한국 외교부장관 시절 절친한 사이인 라오스 솜사왓 랭사왓 외무장관으로부터 선물받은 것이다. 이 가방은 메콩강에서 서식하는 악어의 진피로 만든 것으로 장관 시절부터 반 총장이 애용했다. 유엔 사무총장에 취임한 뒤에도 챙길 정도로 아끼는 소품이다.

반 총장은 중앙일보 위아자 행사를 위해 직접 이 가방을 골라 기증했다. 그는 오는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1~6일 덴마크·스웨덴·스위스를 방문하고 뉴욕으로 돌아왔다.

유엔 사무총장실 윤여철 일정담당 국장은 “반 총장은 1년에 100일 이상 출장 다니며 40만km가 넘는 여행을 한다”며 “이 때문에 가방은 반 총장이 꼭 직접 챙긴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기증한 가방도 반 총장과 함께 세계 곳곳을 누볐다고 한다. 윤국장은 “유엔난민기구(UNHCR) 한국대표부도 중앙일보 위아자 나눔장터에 참가한다는 얘기를 듣고 반 총장이 반겼다”고 말했다. 반총장은 아끼던 가방을 기증하기로 결정하면서 “나눔을 실천하는 이번 자선행사를 통해 ‘난민 구조 활동을 벌이는 유엔의 역할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정길 대통령실장이 기증한 임영재 화백의 대형 판화 작품 ‘야생화-초롱’.

정정길 대통령실장(사진)은 임영재 화백의 대형 판화작품 ‘야생화-초롱’을 내놨다. 정 실장은 울산대 총장으로 취임한 2003년에 이 작품을 같은 대학 미대교수인 임 화백으로부터 선물받았다. 미술애호가인 정 실장과 부인 홍태화 여사는 이 작품에 매료돼 5년여를 경기도 일산 자택의 거실 한가운데 걸어뒀다고 한다. 정 실장은 이번에 위아자 장터의 취지를 듣고 비서진에 ‘야생화-초롱’을 떼오라고 지시했다. 그는 “색감은 은은하지만, 조명을 받으면 이슬을 머금은 야생화처럼 빛을 발하는 게 매력”이라고 애장품을 자랑했다. 임 화백은 한국현대판화 공모전에만 연속 3회 특선을 하고,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도 특선을 차지한 판화가다. 그간 개인전만 16차례를 열었으며, 단체전에도 200여차례 참여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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