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민간 여객기에 미사일 방어시스템 탑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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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스라엘이 민간 항공기에 세계 처음으로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탑재할 예정이라고 영국의 군사전문 주간지 '제인스 디펜스'가 26일 보도했다.

제인스 디펜스는 "다음달 이스라엘 엘알항공 소속 여객기 6대에 여객기 방어시스템 '플라이트 가드'를 탑재키로 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군수산업(IMI).이스라엘 항공산업(IAI)이 공동 개발했으며 테러 위험이 높은 아시아.아프리카 노선 여객기에 장착된다.

방어시스템은 열추적 미사일을 따돌리기 위한 교란용 발열탄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이스라엘 공군에서 10여년째 사용 중인 것을 개량했다.

IAI 측은 "우리의 발열탄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미국 연방항공국(FAA)에서 사용을 승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FAA는 공항 상공에서 발열탄이 터지면 여객들이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해 발열탄 사용을 승인하지 않아 왔다.

방어시스템은 테러 집단이 주로 사용하는 러시아제 SA-7 휴대용 열추적 미사일에 대한 대책이다. 길이 1.5m에 불과한 SA-7은 이착륙하는 여객기를 최대 고도 4.5㎞에서 격추시킬 수 있다.

골프가방에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소형이지만 민항기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어 국제적으로 유통을 통제하는 무기다. 국제 암시장에서 연간 수만기가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2002년 11월 승객.승무원 270명을 태우고 케냐의 몸바사 공항을 이륙한 자국 여객기가 미사일 공격을 받은 뒤 민간용 방어시스템을 앞장서 개발해 왔다.

이 시스템은 미국도 개발 중이며 아랍권 취항이 많은 영국.호주 항공사 등이 구매를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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