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기씨 “연씨가 형부 구속 협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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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회 법사위는 24일 옷 로비 의혹 사건 진상조사를 위한 이틀째 청문회를 열고 김태정 (金泰政) 전 검찰총장 부인 연정희 (延貞姬) 씨 등 증인 5명과 나나부티크 심성자 (沈性子) 사장 등 참고인 3명을 상대로 신문을 벌였다.

증인신문에서 延씨는 "강인덕 (康仁德) 전 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 (裵貞淑) 씨 등과 함께 지난해 12월 19일 라스포사에서 호피무늬 반코트를 입어본 적이 있으며 12월 중 라스포사에 세차례 (9, 19, 26일) 갔다" 고 시인했다.

이는 지난 6월 검찰이 "延씨가 라스포사에 들른 것은 12월 26일" 이라고 발표했던 것과 7일간의 시차가 있는 증언으로, 검찰 수사의 신뢰성 논란을 낳고 있다.

특히 최순영 (崔淳永) 신동아그룹 회장의 처제인 이영기씨는 형부인 崔회장의 구속 (외화 밀반출 혐의)에 대해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의 사감 (私感) 이라고 느낀다" 고 주장했다.

李씨는 "직접 들은 것은 아니지만 배정숙씨 등 여러 경로를 통해 (崔회장을) 지난해 12월 안에 구속한다는 식의 연정희씨 협박을 들었다" 고 말했다.

한편 延씨는 "반코트를 나도 모르는 새 배달받은 것은 12월 26일 딸의 코트를 반품하기 위해 라스포사에 다시 들른 날" 이라며 "그로부터 3~4일 뒤 반코트를 발견해 지난 1월 5일 운전기사를 통해 돌려보냈다" 고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어 延씨는 "崔회장의 외화도피 사건과 관련해 선처해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느냐" 는 여야 의원들의 추궁에 "전혀 없다" 는 등 배정숙씨의 전날 증언을 모두 부인했다.

이번 옷 로비 사건의 핵심 고리로 지목되는 정일순씨는 고혈압 치료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국회 법사위는 鄭씨의 해외출국을 막고 25일 법사위에 출석하도록 하기 위해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법사위는 25일 오전 3당 간사회의를 열고 연정희.배정숙씨간 대질신문 실시 여부를 결정키로 하고 당사자들에게 이날 오후 3시까지 출두토록 통보했다.

이날 증인신문에는 이형자씨의 동생 이영기씨.패션디자이너 앙드레 김 (본명 金鳳男).최완 (崔完) 페라가모 지사장.박종희 (朴鍾熙) 페라가모 판매담당 직원 등이 출석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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