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 '못믿을 검찰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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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청문회가 가열되면서 검찰의 옷 로비 수사를 둘러싼 짜맞추기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를 '배정숙씨를 희생양으로 삼은 김태정 보호작전' 으로 단정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정치공세' 라며 이를 일축하고 있다.

그 논란은 검찰수사 내용을 뒤집은 裵씨의 증언에서 시작했다.

라스포사에서 연정희씨가 호피무늬 반코트를 입어본 날이 검찰발표 (12월 26일) 와 달리 12월 19일이었다고 裵씨는 주장했다.

延씨도 24일 "처음으로 입은 것은 19일" 이라고 진술했다.

한나라당은 "延씨와 검찰이 짜고 호피무늬 코트를 처음 입은 날과 배달된 날을 조작한 것이 드러난 셈" 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호피무늬 반코트의 반납시기도 裵씨의 진술을 토대로 "검찰발표 (올해 1월 5일) 와 다른 7일" 이라고 공격했다.

"검찰조사 후 중앙병원으로 호송될 때 담당검사가 '배정숙씨가 십자가를 져야 한다' 고 세번이나 고함쳤다" 는 裵씨의 증언도 '짜맞추기 수사' 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시각이다.

이같은 공세는 延씨에 대한 신문과정에서도 집요하게 이뤄졌다.

안상수 (安商守) 의원은 "延씨가 사직동팀 조사 때 1, 3회 조서에서는 호피무늬 반코트를 입었다고 했고 2, 4회 조서에서는 안입었다고 진술했다" 며 "그런데 검찰에서는 안입은 것으로 결론내렸다" 고 의혹을 제기했다.

정형근 (鄭亨根) 의원은 延씨에게 "지난해 12월 남편 몰래 박주선 (朴柱宣) 법무비서관과 식사하는 자리에 합석해 사직동팀의 조사를 받지 않았느냐" 고 물었다.

이에 延씨는 "전혀 없었다" 고 부인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 는 입장이다.

"裵씨는 당시 정확한 날짜를 기억하지 못했고,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 (鄭日順) 씨의 장부 등을 토대로 조사한 결과 延씨가 호피무늬 반코트를 입은 날은 12월 26일이 분명하다" 고 강조하고 있다.

裵씨가 담당검사로부터 '십자가 운운' 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데 대해서도 "裵씨가 중앙병원으로 호송될 때 담당검사는 입회한 사실조차 없으며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 고 반박했다.

이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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