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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증권사 '간판걸기 바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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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새로운 경쟁자들이 나타났다. " 새 증권사를 만들기 위해 정부에 인가 신청을 내는 곳이 속출하는 가운데 투신사들도 증권업 진출을 선언하고 나서 증권업계의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올들어 증시호황 속 증권사 수입이 크게 늘어나는데다 정부가 증권사 설립 관련규정을 정비한 것이 그 배경이다. 이들은 저마다 '차별화' 를 강조하고 있어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국종합기술금융 (KTB) 은 국내 최초로 인터넷.컴퓨터통신으로만 주식을 중개하는 사이버 전문 증권사를 만들기로 했다.

초기 자본금은 3백억원이며 KTB가 지분의 80%를 갖고 정보통신회사인 다우기술이 20%를 보유하기로 했다.

회사명은 가칭 e*ktb로 정했으며 금융감독위원회의 인가가 나는대로 오는 10월 중순께 출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KTB는 동원증권 출신의 이현 (李鉉) 이사를 영입, 설립준비 실무를 맡겼다.

李이사는 "고객과 직원이 창구에서 직접 접촉하지 못하는 약점을 전자우편 (E메일).전자 동호회 결성 등으로 보완하겠다" 고 밝혔다.

계좌 개설은 우선 조흥은행이 대행하도록 하고 차츰 대상 은행을 늘릴 계획이다.

e*ktb는 사외이사에 송자 (宋梓) 명지대 총장과 김익래 다우기술 사장.탤런트 박상원씨 등을 선임키로 했다.

나라종금은 자본금 5백억원의 종합증권사 설립에 나섰다. 자본금이 5백억원 이상이면 고객 주문을 처리하는 위탁매매는 물론 자기매매나 주식인수공모 등 모든 증권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다.

김병욱 (金炳旭) 나라종금 기획부장은 "기존의 종금사만으로는 업무영역에 한계가 많았다" 며 "미국식 투자은행과 같은 금융 관련 종합서비스를 하기 위해 지난 7월 신용평가회사 설립에 이어 증권사를 만들기로 했다" 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나라종금은 굿모닝증권 출신의 성재용 상무를 포함한 실무진을 영입했으며, 오는 11월께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뮤추얼펀드 전문회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증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박현주 (朴炫柱) 사장은 "기존의 뮤추얼펀드 운용사와 앞으로 만들 증권사.투자신탁운용회사의 3개를 계열로 묶을 경우 상당한 시너지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 며 "증권사는 자본금 3백억원 규모로 해서 지점을 두지 않고 본점과 인터넷 영업을 주로 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일투자신탁증권은 투신사에서 증권사로 전환한 회사 중 처음으로 오는 10월부터 본격적인 증권업 영업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존 증권사의 경력직원 3백여명을 선발중이며 각 지점에는 대형 주가 전광판을 설치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제일투신은 기존 43개 점포에다 9백여명의 직원을 확보하게 돼 외형으로는 단숨에 업계 중위권으로 뛰어오르게 된다. 제일투신은 지난 20일 증권거래소의 특별회원권도 취득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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