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지희의 ‘정원, 아파트 안으로 들어오다’ ⑥ 키친가든 <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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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오가닉(Organic)이란 단어가 제법 친근하게 느껴진다. 친환경이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잡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러한 추세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이 있다. 바로 수렵·채집식 재료로 만든 웰빙 음식이다.

재료 본연의 맛과 향기는 물론, 재료의 이동거리가 짧아 신선하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제 훌룡한 음식 재료는 더 이상 먼곳에서 찾을 필요가 없다. 햇빛이 잘 들어오는 부엌의 창틀과 베란다에 미니텃밭을 만들면 그만이다. 흔히 키친가든이라 부르는 부엌의 미니텃밭에 어울리는 채소들을 소개한다.

우선 상추는 서늘한 곳에서도 잘 자라고 번식력이 높다. 씨를 뿌린 후 30일 정도가 지나 본잎이 8장 정도가 되면 주변의 잎부터 따 먹을 수 있다. 상추는 하나의 뿌리에서 계속 자라기 때문에 뿌리가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따먹는다. 통풍이 잘 되는 창틀이 좋고, 온도는 20~25℃가 적당하다. 온도가 갑자기 높아지면 쓴맛이 증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초보자라면 모종을 사다 키우는 것이 실패율이 적다.

방울토마토 역시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키우는 것이 포인트. 잎이 7~8장 정도 난 모종을 사다 옮겨 심어 키우는 것이 좋다. 또곁눈이 생기면 바로 잘라내야 영양분이 분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열매를 맺을 만큼키가 커지면 지지대를 세워 휘지 않도록 한다. 거름을 너무 많이 주면 열매를 맺지 않으므로 주의한다.

찌개나 국의 기본재료로 쓰이는 파는, 뿌리가 달린 대파를 사서 잎 쪽은 잘라 사용하고 아래쪽의 하얀 부분만 흙에 묻어주면 잘 자란다. 흙이 너무 습하면 파뿌리가 썩기 때문에 깊이가 깊은 화분과 물이 잘 빠지는 흙에서 키우는 것이 좋다. 녹색 잎이 자라기 시작하면 끝부분의 파란 잎부터 잘라서 먹는다.

파 외에도 식탁의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피망·고추 같은 향신채는 모종 2~4개를 1000원 안팎에 살 수 있다. 고추는 고온에서 자라는 작물이므로 온도 관리가 중요하다.

모종을 옮겨 심은 후 낮에는 25∼28℃, 밤에는 18∼22℃로 유지해 주고 흙의 온도도 18∼24℃로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피망은 공기가 지나치게 건조하면 열매가 제대로 열리지 않으므로 습기를 충분히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꽃이 피고 약 6주가 지난후에 열매가 완전히 자라 표면에 광택이 나면 수확한다.

이밖에 미나리·치커리·셀러리 등도 키친가든으로 쉽게 길러볼 만한 채소들이다. 대부분의 야채들은 빛이 잘 드는 창틀이나 베란다가 적당하다. 키친가든은 신선한 음식 재료를 얻을 수 있다는 점 외에 초록빛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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