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글로버 포크볼이냐 - 두산 금민철 몸쪽 공이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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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플레이오프 1차전 선발로 나서는 SK 와이번스 게리 글로버(왼쪽)와 두산 베어스 금민철. 이들 투수의 어깨에 플레이오프 첫 승이 달려 있다. [중앙포토]

목표는 한국시리즈 진출. 테마는 수성 혹은 설욕이다. SK와 두산이 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양 팀은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펼쳤고, 승자는 늘 SK였다. SK는 올해도 ‘두산전 승리’를 자신했고, 두산은 “이번만큼은 다르다”고 설욕을 다짐했다.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는 ‘기선 제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최상의 선발카드, 글로버 VS 금민철=선발 투수의 활약은 1차전 승부를 가늠할 척도다. 양 팀은 우완 글로버(33·SK)와 좌완 금민철(23·두산)을 1차전 선발로 내세웠다.

예상대로였다. 정규시즌 1·2선발 김광현과 송은범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진 상황에서 김성근 감독의 가장 큰 신뢰를 받는 투수가 글로버다. 글로버는 시즌 초까지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다 6월 21일 SK와 계약했다. 150㎞에 육박하는 직구를 갖춘 그는 SK 입단 후 포크볼까지 장착했다. 승승장구. 글로버는 올 시즌 20경기(선발 16경기, 구원 4경기)에서 9승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했다. 후반기에는 더 강해졌다. 후반기에서 글로버는 다승 공동 1위(7승), 평균자책점 1위(1.34)에 올랐다.

‘준플레이오프 신데렐라’ 금민철은 또 한번 중책을 맡았다. 프로 입단(2005년) 후 5년간 단 13승(11패)만을 거둔 좌완 유망주. 선발보다는 중간계투 보직이 익숙한 그였다. 하지만 금민철은 9월 30일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6피안타·무실점의 깜짝 호투를 펼치며 큰 무대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강심장을 과시했다. 올 시즌 SK를 상대로 1승무패, 평균자책점 1.75의 호투를 한 것도 1차전 선발 낙점의 요인이 됐다.

◆방패를 뚫을 창, 정근우 VS 고영민=상대 선발 투수를 흔들어 놓아야 한다는 게 양 감독이 꼽은 승리의 지름길이다. 김성근 감독은 정근우(27·SK), 김경문 감독은 고영민(25·두산)에게 기대를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둘은 국가대표 주전 2루수 자리를 놓고 다투는 라이벌이다.

정근우는 올 시즌 타격 5위(0.350), 출루율 4위(0.437), 도루 2위(53개)에 오르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김성근 감독이 “정규시즌 팀 최우수선수를 꼽으라면 정근우를 택하겠다”고 밝힐 정도다. 정근우는 올 시즌 두산전에서 76타수 26안타(타율 0.342)·9도루를 기록했다. 금민철과 맞선 11타석에서는 9타수 5안타·2볼넷(타율 0.556, 출루율 0.636)으로 맹활약했다.

2009년 잔부상으로 고전했던 고영민에게는 플레이오프가 설욕의 장이다. 김경문 감독은 “지난 2년간 쉴 새 없이 뛰다 보니 올해는 다소 주춤했다. 그러나 중요한 경기에서는 고영민이 제 몫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영민은 준플레이오프에서 매 경기 안타(17타수 6안타, 타율 0.353)를 쳐내며 기대치를 키웠다. 정규시즌에서 글로버를 상대로 9타수 4안타(타율 0.444)를 기록한 것도 김경문 감독이 고영민을 ‘키 플레이어’로 꼽는 이유다.

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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