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 만에 바닷가재 38마리 '꿀꺽'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가냘픈 체구의 한인 여성이 세계 최고의 먹보 자리에 올랐다.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에 사는 이선경(36.미국명 소냐 토머스)씨는 지난 21일(현지시간) 메인주 케네벙크에서 열린 '국제먹기연맹(IFOCE)'주최 '바닷가재 먹기 대회'에서 12분 만에 4.43㎏(38마리분)의 바닷가재 살을 먹어치워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이씨는 IFOCE의 57개 경쟁 부문 가운데 13개 부문에서 최고 먹보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이번 대회 이전까지 그는 뉴욕 출신의 쿠키 자비스와 나란히 12개 부문의 최고 기록을 갖고 있었다.

이씨가 최고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부문은 삶은 달걀(6분45초에 65개), 닭날개(32분에 167개), 햄버거(10분에 7개) 등이다.

몸무게가 90㎏을 넘는 남자 선수들이 대다수인 먹기 대회에서 체중 48.5㎏, 키 165㎝에 불과한 이씨가 세운 기록은 매우 경이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전북 군산 출신으로 1997년 미국에 이민 온 이씨는 지난해까지 앤드루 공군기지의 한 햄버거 체인점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다 먹기 대회 선수로 나서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

그는 최근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와의 인터뷰에서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며 "'흑거미(Black Widow)'라는 별명에 걸맞게 닥치는 대로 먹어버리는 선수가 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어렸을 적 겪었던 배고픔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며 "쇠고기.돼지고기.닭고기.해산물.채소 등 음식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노동절 연휴 기간 뉴욕주 버팔로에서 열리는 '버펄로 윙 먹기대회'에 출전하려고 준비 중인 그는 이 부문 최고 기록 보유자인 쿠키 자비스에게서 챔피언 자리를 빼앗아오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LA 중앙일보=최상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