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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 7천여명 연천 수해지구서 비지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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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국군 장병의 노고에 하늘도 감동한다. ' 10일 오전11시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백의리 수해지역 마을에 걸려있는 플래카드의 내용이다.

장병들의 땀방울이 수해복구에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짐작케 하는 문구다.

이 마을 1백30가구는 이번에 2차례나 침수피해를 입었다.

마을 가운데엔 세탁 트레일러 1대가 서 있다.

주위에는 육군 열쇠부대 장병 10여명이 흙투성이의 이불.커텐 등 빨래감과 씨름하고 있다.

열쇠부대는 지난 3일부터 현재까지 6대의 세탁 트레일러와 세탁반원 1백여명을 동원, 수해현장에서 모두 6t의 빨래를 대신해주었다.

조용환 (趙容煥.22) 상병은 "수재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는 보람에 힘드는 줄 모르고 뛰고 있다" 며 환하게 웃었다.

주민 김석영 (金錫永.34.명동 숯불갈비 주인) 씨는 "수해복구가 끝나면 떡이라도 한시루 쪄다 군인들에게 전달할 생각" 이라고 말했다.

마을내 침수 주택에서는 주택 정리작업이 한창이다.

복구현장에는 예외없이 녹색 체육복 상의 차림의 군인들이 눈에 띈다.

장병들은 방안과 부엌을 뒤덮고 있는 진흙더미를 말끔히 긁어 내고 악취가 코를 찌르는 수해 쓰레기를 치웠다.

이날 이 마을 복구현장에는 열쇠부대 장병 2백3명이 동원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했다.

지난 3일 이후 8일동안 이 부대 장병들은 하루 평균 7천6백여명 씩 연천군 일대 수해현장으로 나갔다.

스스로 일거리를 찾아나서기도 했고 주민들의 긴급요청이 있는 곳은 어디든 달려갔다.

공장.농장.하천복구.농경지.도로보수.농지정리.분뇨수거등 군인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은 없다.

복구에는 대형 장비도 큰 효과를 발휘했다.

굴삭기 및 페이로더 비롯해 불도저.덤프.급수차등 부대가 보유하고 있는 11종류.93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이 부대는 백의초등교 내에 의료진 7명으로 '주민진료센터' 를 개설, 1천여명을 진료했다.

또 제독차 15대로 하루 2차례씩 연천군 전지역에대한 방역활동도 벌였다.

휴전선과 인접한 차탄천 상류에서는 전방지역에서 지뢰가 유실됐을 가능성에 대비, 매일 2백명의 지뢰탐지 전담팀이 하천 일대를 샅샅이 수색하고 있다.

안병한 (安秉漢.소장) 열쇠부대장은 "다행히 부대내의 수해피해는 경미한 상태여서 주민복구 지원활동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며 "주말도 없이 계속되는 복구지원 강행군에 묵묵히 따라주는 신세대 장병들이 믿음직스럽다" 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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