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투병' 이민호 만루포 '투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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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이민호 (쌍방울)에게서는 독한 쑥냄새가 난다.

원인도 제대로 모르는 난치병인 버거씨병으로 양쪽 다리가 마비되는 이는 매일 1시간씩 쑥뜸을 하고 경기에 출전한다.

'투병생활' 과 '선수생활' 을 함께 하고 있는 이가 29일 한화와의 대전 원정경기에서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을 5연패의 나락에서 구해냈다.

이는 2 - 0으로 앞선 3회초 한화 선발 송진우의 3구를 강타, 좌측담장을 넘겼다.

올시즌 자신의 8호 홈런이자 개인 통산 두 번째 만루홈런. 이는 97년 여름 다리가 심하게 저린 증상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르니 선수생활을 중단하라" 는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야구를 포기할 수도 없고 대책도 없었다. 이는 여러 가지 치료법을 병행하며 병력을 숨긴 채 선수생활을 계속했다.

군복무 등으로 프로 7년 동안 1승이 전부였던 쌍방울 선발 강희석은 5와3분의1이닝 동안 3안타 3실점으로 호투했다. 쌍방울은 7 - 3으로 승리했고 한화는 4연패에 빠졌다.

광주경기에서는 샌더스.브릭스.박계원.장성호가 홈런을 터뜨린 해태가 두산을 12 - 3으로 대파했다.

해태 양준혁은 6회 우전안타를 치고 나가 2루 도루에 성공, 홈런 22개, 도루 20개로 자신의 세번째 20 - 20 기록을 달성했다.

에이스로 발돋움한 해태 선발 곽현희는 막강 두산타선을 상대로 6이닝 동안 3안타 2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9승 (9패) 을 기록했다. 곽은 올시즌 투수 중 세 번째로 전구단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기쁨도 맛봤다.

한편 삼성 - LG의 잠실경기와 현대 - 롯데의 마산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 29일 전적

▶광주

두 산 000 000 300│3

해 태 014 003 04×│12

[승]곽현희 (9승4세9패) [패]강병규 (10승8패)[홈] 샌더스 (2회1점) 브릭스 (3회3점, 8회3점) 박계원② (6회1점) 장성호 (6회2점, 8회1점.이상 해태) 우즈 (7회1점) 심정수 (7회2점.이상 두산)

▶대전

쌍방울 204 100 000│7

한 화 000 102 000│3

[승]강희석 (1승1패)[세] 유현승 (2승1세8패)[패] 송진우 (9승2세4패) [홈]이민호⑧ (3회4점.쌍방울) 임수민 (4회1점.한화)

◇ 오늘의 프로야구 (오후 6시30분)

삼성 (노장진) - LG (최향남) <잠실.오후 6시>

현대 (위재영) - 롯데 (주형광) <마산>

두산 (구자운) - 해태 (오철민) <광주>

쌍방울 (비아노) - 한화 (이상목) <대전>

▶TV중계 삼성 - LG (KBS2.스포츠TV)

성호준.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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