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일요스페셜' 해군 해난구조대 방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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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군인이 나온다고 국군 홍보물로 생각해선 곤란하다. 오히려 다른 어떤 프로에서도 맛보기 어려운 시원한 영상과 불굴의 인간의지가 담겨있다.

다음달 1일 방영되는 KBS1 '일요스페셜' (밤8시) .독립제작사 제이프로 (연출 박진석)가 4월말부터 두 달 넘게 해군 특수부대인 해난구조대 (SSU) 를 밀착취재했다.

SSU는 올 3월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지난해 말 격침된 북한의 반잠수정을 인양한 부대. 당시 큰 주목은 받지 못했지만 수심 1백50m에서 물체를 인양한 것은 현재까지 세계 최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미국이 세운 98m. 수심 1백50m에서는 가시거리가 2m에 불과하다. 압력은 말할 것도 없다. 전문적 용어를 쓰면 16대기압. 쉽게 비유하면 온 몸에 16㎏의 갑옷을 둘러쓰고 움직이는 것과 같다.

제작진은 이들 SSU의 성공담을 상세하게 보여준다. 베테랑 심해 잠수부가 되는데 필요한 기간만 최소 10년. 10주간의 기본훈련, 6개월간의 전문훈련, 그리고 이후 실전훈련 등을 따라가며 심해 잠수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포착했다. 실제로 물체를 끌어올린 것은 아니지만 SSU는 수심 3백m 잠수까지 성공한 상태다. 진해 앞바다의 수려한 풍경도 여름 더위를 잊게하는 선물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심해잠수 기술이 단순히 군사용이 아니라 상업적 효용성이 무궁하다는 사실. 선진국에선 심해 유전 파이프라인 건설, 광케이블 매설, 남극 자원개발에 이르기까지 21세기 해양강국의 척도로 사용할 정도다.

제작진은 영국 국립잠수학교와 북해 유전현장도 찾아 관련기술을 확보하려는 각국의 치열한 경쟁도 취재했다. "미래 산업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개척해가는 경쟁력이 우리에게도 충분히 있다" 는 박진석 PD의 제작 후기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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