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 실험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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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고, 운동을 하지 않아도 지방은 줄고 근육은 늘릴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로이터 통신은 24일 "미국'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와 '솔크 생물학 연구소'가 '공공생물과학도서관'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에는 한국인 과학자들도 참가했다. 통신은 "연구팀이 지방을 분해시키는 'PPAR-델타'마스터 유전자를 조작해 보통 쥐를 지구력과 지방 분해 능력이 뛰어난 '마라톤 쥐'로 탈바꿈시켰다"고 전했다.

이 쥐는 신진 대사 능력이 대폭 향상돼 보통 쥐보다 한시간(1㎞에 해당) 이상을 더 달렸으며 고지방 음식을 먹이고 운동을 전혀 시키지 않아도 체중이 늘지 않는 등 탁월한 지방 분해 능력을 보였다. 유전자 조작을 통해 적색근(赤色筋:유산소성 장거리 운동에 주로 사용되는 근육)함량이 늘어난 덕분이다. 적색근에는 지방.포도당을 분해해 에너지로 바꾸는 미토콘드리아가 많이 포함돼 있다. 지금까지 적색근의 함량을 늘리는 길은 운동밖에 없었다고 통신은 전했다.

연구팀을 이끈 로널드 에번스 박사는 "유전자를 조작한 쥐는 생후 9개월이 경과된 현재 아무런 부작용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앞으로 수명이 얼마나 갈지를 관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이번 실험 결과는 가만히 있어도 운동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알약의 개발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미 GW501516이라는 실험용 알약이 PPAR-델타 유전자를 활성화시키는 것으로 쥐 실험에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약은 미국 리건드제약에서 개발해 다국적 제약회사인 그락소스 미스클라인에 특허사용권을 넘겼다. 그락소스 측은 이 알약을 지방 대사 장애 치료제로 개발 중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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