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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레이더] 대우처리 성공신호 올때 본격 반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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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대우그룹의 구조조정 발표를 둘러싼 불확실성과 중국의 위안화 절하 및 미국 금리 인상 가능성,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도, 국내 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지난주에 우리 주가를 폭락시킨 주요인이었다. 멀어져버린 종합주가지수 1, 000 고지를 다시 돌파할 수 있을 것인가.

중국은 무역수지 흑자폭 축소와 더불어 디플레이션 압력 심화로 위안화를 절하시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정치적 결단만 남아 있는 상태다.

그러나 시기는 중국의 WTO 가입 후일 것이고 따라서 지금 당장 보다는 올 연말 이후일 가능성이 높다.

그때 가서 중국이 위안화를 절하시킨다 하더라도 그 충격은 지난해나 올 연초에 비해서는 훨씬 작을 것이다. 우리 경제가 이미 회복기에 접어들었고 외환보유고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난주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FRB) 의장은 인플레 조짐이 나타나면 즉각적으로 그리고 과감하게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미국의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따라서 우리 수출도 줄어들게 된다.

그러나 적어도 올해까지는 미국 경제가 연착륙 과정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 경제성장의 둔화는 엔화 강세로 이어져 수출 감소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또한 연착륙하는 동안 미국에 투자되었던 국제자금 가운데 일부는 우리나라로 들어올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 중순 이후 우리 주식을 순매도하고 점차 그 규모도 늘리고 있다.

그들이 한국을 팔고 있는가. 그렇게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IMF 체제 이후 싸게 산 (bargain hunting)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는 판단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미 우리 주가는 태국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한 97년 7월보다 더 올랐고 미 달러 기준 주가지수도 그때 수준에 접근했다.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로부터 가장 빨리 벗어나고 있는 만큼 외국인들은 성장 잠재력을 새로이 평가하고 한국을 살 가능성이 높다.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주가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금리상승폭 이상으로 경제성장률이 올라가고 있다. 하반기 경제성장률이 8%라면 금리가 10%까지 올라가도 이론적인 적정 주가는 1, 000을 넘는다.

그러나 대우문제는 점치기 어렵다.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경제논리로만은 풀 수 없다. 이로인해 은행의 구조조정이 늦어지고 우리 국민 모두가 또 한번 큰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다.

외국인들은 대우의 구조조정을 한국 기업개혁의 시금석으로 여기고 한국을 사는 것을 주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하반기 내내 우리 주식시장을 억누르는 요인이 될 것이다.

따라서 대우 구조조정이 잘 진행될 조짐만 보인다면 주가는 다시 반등해 1, 000 고지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주부터 8월 중순까지 주요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본격적으로 발표된다. 단기적으로는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실적이 좋게 나오는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전략이다.

그러나 좀 더 멀리 내다보면 우리 경제가 세계화에 발맞춰 '디지털 경제'로 가는 만큼 이와 관련된 주식에 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익 대신증권 경제조사실장

◇약력

▶82년 전남대 경제학과 졸업

▶88년 대신증권 입사

▶97년 서강대 경제학 박사

▶현 대신경제연구소 경제조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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