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내 단군상 설치 논란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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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단군상을 교정에 설치한 전국 2백84개교 교장들은 23, 24일 각 일간지에 낸 광고 '아이들에게는 절대적으로 단군이 필요합니다' 를 통해 통일기원 국조 단군상 설치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서울 양화초등학교 이종명 교장 등은 "단군상을 교정에 세운 것은 왜곡된 단군과 선조들의 역사적 실체를 제자들에게 알리고 싶어서였다" 고 해명한 뒤 "단군상의 목을 자른 것은 이 나라 교육의 목을 자른 것이고 학교와 스승의 목에 칼을 댄 것이며 나아가 민족정신의 숨통을 끊은 것" 이라고 공박했다.

이들은 이어 "혐의자는 일부 종교의 광신도로 추정되고 있지만 진짜 범인은 단군을 신화 속 인물로 오해하게 만든 일제의 식민사관이므로 종교를 떠나 홍익인간정신에 의한 민족대단결을 이루는 '제2의 3.1 독립선언' 이 필요하다" 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개신교계의 단군상 건립 반대열기도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학교내 단군상 설치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기독교협의회 (대표회장 조두형) 는 지난 18일 부산역 광장에서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군상 건립 반대 및 철거를 위한 궐기대회를 열고 "신화적 인물인 단군을 실존인물인 양 왜곡해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망국적인 처사를 중단하라" 고 주장했다.

경기도기독교연합회 (회장 조병창) 와 광주시기독교교단협의회 (회장 정원희) 도 지난 21일 여주중앙교회와 14일 광주YMCA에서 각각 집회를 갖고 공공시설내 단군상을 즉각 철거할 것을 촉구했다.

개신교 종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동완) 는 29일 총무단회의를 열어 협의회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와관련 민족정신회복시민운동연합 (대표 김지하) 는 26일 오후1시 세종문화회관 대회의실에서 '왜곡된 상고사 교육 즉시 중지를 위한 시민공청회' 를 열 예정이다.

이경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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