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은행배 여자농구] 현대 공격농구 3연승 돌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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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현대산업개발의 돌풍에 원년 우승팀 삼성생명마저 침몰했다.

현대는 22일 대구체육관에서 벌인 삼성과의 여자프로농구 여름리그에서 28득점.14리바운드.9어시스트로 펄펄 난 전주원의 수훈에 힘입어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92 - 89, 3점차 승리를 거뒀다.

현대는 3연승으로 단독 선두에 나섰고 삼성은 정은순 (37득점) 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시즌 첫패배를 당하며 2승1패가 됐다.

한빛은행은 중국 랴오닝성팀을 1백1 - 87로 누르고 2승1패를 기록했다.

현대는 81 - 79로 앞선 경기종료 직전 삼성 정은순에게 자유투 2개를 내줘 연장전으로 끌려갔다.

그러나 전주원이 연장에서만 8점을 뽑아내며 맹활약, 정은순이 2분쯤 5반칙으로 물러난 삼성을 일축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의 플레이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며 놀라고 있다.

그 변화는 '공격농구로의 선회' 이고 그 중심에 전주원이 있다.

현대가 달라졌다는 말은 전주원이 달라졌다는 말과 같다.

지난 6월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 (MVP)에 빛나는 전주원은 어시스트 1개차로 트리플 더블을 놓쳤다.

그러나 전의 플레이는 현대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겨울리그까지 전주원은 주로 장거리포와 자유투로 득점했다.

프로농구가 요구하는 1대1 플레이에 관한 한 누구보다 강한 전이지만 아마추어 시절 몸에 밴 스타일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 들어 전주원은 신호등 없는 대로를 달리듯 수비진 한복판을 가르고 들어가 다득점하고 있다.

미국농구에서 강조되는 '페니트레이션' 의 교과서와도 같은 플레이다.

전주원이 중앙을 부수고 들어가면 자연히 수비망이 좁아지면서 외곽에 허점이 생긴다.

이 약점을 권은정 (16득점).옥은희 (12득점)가 장거리포로 공략한다.

정확한 타이밍에 날아오는 패스는 골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

여자선수의 어시스트 9개는 아마추어 시절인 86년 기아의 유재학이 경희대전에서 기록한 20개와 비교될 만큼 엄청난 기록이다.

여자슈터들은 슛동작이 느려 정말 완벽한 패스가 아니면 골로 연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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