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α 누구냐' 속타는 李총재…비주류 연쇄접촉 문단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α (알파)' 설이 한나라당 이회창 (李會昌) 총재를 괴롭히고 있다. 당 소속 의원들이 떨어져 나가 여권신당에 가세하는 α세력이 된다고 하는데, 눈에 보이지도 않고, 그대로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李총재는 20일 'α' 설에 대해 묻자 "본인들은 절대 아니라고 하던데…" 라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누가 진짜 α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라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야당을 파괴하겠다는 지극히 비민주적이고 부도덕한 그런 일에 동조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 고 강조했다.

李총재는 최근 정가에 나도는 이탈 가능 의원들을 일일이 접촉하며 속마음을 떠봤다. 이를 위해 아침 회의 참석 빈도도 절반으로 줄였다.

李총재는 그동안 김윤환 (金潤煥).이한동 (李漢東).서청원 (徐淸源) 의원 등 비주류 중진들과 조찬회동을 가졌다. 19일 오후에는 총재실로 몇몇 의원들을 불러들여 의중을 떠보았다.

그러면서도 李총재는 "나는 α만 만나나" 라며 자신이 만난 의원들을 모두 α로 분류하는 것은 경계했다. 일부는 정계개편이란 거대한 정국 흐름에 맞설 묘안을 자문하기 위해 만났다는 것이다.

현재 α에 들어갈 수 있다고 李총재측이 생각하는 사람은 대개 세 부류. 첫번째는 여권이 정계개편의 명분을 위해 점 찍고 있는 중진급이다. 이들은 李총재가 직접 만나 의사를 물었다.

李총재는 "언론에 거론은 되지만 모두 당을 떠날 생각은 없다고 부인하더라" 고 밝혔다.

조순 (趙淳) 명예총재는 20일 보도자료까지 내 "소위 α라는 게 뭔지조차 알지 못한다" 며 "이와 관련한 어떤 것도 사실무근이며 낭설" 이라고 밝혔다.

이한동 의원만 보 - 혁 구도의 정계개편 필요성을 지적했으나 그도 '2+α' 방식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한 부류는 DJP의 위력에 밀려 당선이 불확실한 10여명의 수도권 의원. 李총재는 지난 주말 이들을 포함한 3선 이상 의원들을 한꺼번에 불러 저녁모임을 가졌다.

다른 한 부류는 약점을 갖고 있어 여당의 압력에 취약한 일부 의원이다.李총재는 이 위기만 넘기면 한나라당이 '정치흐름의 중심세력' 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당의 결속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김진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