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의총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자민련이 19일 의원총회에서 내각제 연내개헌을 계속 추진키로 의견을 모음에 따라 급류를 탔던 '연내 개헌 유보' 국면이 암초를 맞게 됐다.

DJP간의 연내 개헌 유보 합의를 원점으로 되돌리겠다는 의총 결론에 따라 당장 이날로 예정됐던 첫번째 내각제 8인 협상이 연기되는 홍역도 치렀다.

의총에서는 16명의 의원이 나서 내각제 유보에 대한 '분노' 와 JP에 대한 '간접 성토' 가 담긴 발언을 토해냈다.

당직을 던지고 지역구 (보령)에 내려간 김용환 (金龍煥) 전 수석부총재와 이인구 (李麟求) 부총재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러나 주말에 지역구 민심을 접하고 온 의원들은 강경기조 일색이었다.

김칠환 (金七煥) 의원은 "자민련은 더 이상 존재가치가 없으니 간판을 내려야 한다" 며 "이념을 같이하는 동지들끼리 새롭게 출발하지 않으면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 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여타 의원들도 "유보를 전제로 한 협상 대신 내각제추진위를 만들어야" (鄭一永. 邊雄田. 金學元.李 肯珪) , "의원직 사퇴도 각오하자" (金東周) , "연내 개헌의 원점으로 돌아가자" (李元範. 李完九. 趙永載. 金鍾學) 며 꺼져가는 불씨를 되살리려 했다. 우회적으로 JP를 성토하는 듯한 발언도 나왔다.

김칠환 의원은 "가장 점잖게 표현하면 충청권에서는 '金총리가 이렇게 하면 대접을 못받는다' 고 하더라" 며 "이렇게 철저히 당을 똘똘 말아 팔아먹을 수 있느냐. 총선에서 준엄한 심판을 내리겠다고도 한다" 고 전했다.

분위기가 심각해지자 金총리와 같은 노선이던 이양희 (李良熙) 대변인도 "내각제 사명감은 나도 강하지만 동료들로부터 의심받는 상황이 괴롭다" 며 대변인직 사퇴의사를 전격 표명했다.

강창희 (姜昌熙) 총무도 8인협상 불참의지를 밝혀 '당3역+대변인' 간의 8인 내각제 협상이 추후 난항을 겪을 것임을 예고했다.

박태준 총재는 강성발언이 이어지자 "국가를 걱정하는 충정으로 알고 金총리에게 분위기를 잘 전달하겠다" 며 마무리를 했다.

그러나 '연내 개헌 유보' 가 대세로 기운 상황에서 이같은 자민련내의 '막판 뒤집기' 는 결국 '찻잔속 태풍' 에 머물지 않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적잖은 상황이다.

최훈.김정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