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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점에도 고급제품 많다…백화점세일보다 싸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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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할인점이 더 이상 '싼 물건 파는 곳' 은 아니다. 판매대에서 고급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할인점들이 백화점과 경쟁하기 위해 고급 제품 유치에 적극 나서는데다 국내외 메이커들도 매출 확대를 위해 할인점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할인점에서 다양한 제품을 시중가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 셈이다.

할인점의 고급 가전제품 가격은 백화점의 세일 때보다도 5% 정도 싸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삼성테스코의 이해완 과장은 "종전에는 제조업체들이 고급 신제품은 백화점에 공급하고, 옛 모델은 할인점으로 돌리는 방식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고급 신제품을 백화점과 할인점에 동시에 내보내고 있다" 고 말했다.

◇ 할인점에 부는 고급 바람 = 할인점의 고급화를 주도하는 곳은 삼성테스코 할인점인 홈플러스. 할인점 최초로 삼성전자의 고급 냉장고 지펠을 들여왔으며, LG전자의 디오스와 월풀.GE 등 대형 수입 냉장고도 팔고 있다.

유아용품으로는 아가방.베비라.해피랜드 등이 있으며, 성인 의류.잡화로는 버버리.피에르가르뎅.구찌.까르띠에 등 내로라 하는 고급 제품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분유도 최고급 분유로 분류되는 시밀락.남양 호프닥터.매일 소이A 등을 진열해 놓았다.

신세계 E마트도 6백ℓ가 넘는 지펠.디오스.월풀.GE의 대형 고급냉장고를 비롯, LG 플라톤.삼성 파브 등 1백만원을 넘는 평면TV를 팔고 있다. E마트는 또 모든 매장에 조선호텔에서 직영하는 고급 빵가게인 '데이&데이' 를 운영하고 있다. 발렌타인 18년산 등 고급 위스키와 5만원대 이상의 고급 포도주도 팔고 있으며, 캘러웨이.야마하 등 고급 골프용품과 윌슨 등 고급 테니스 라켓도 갖춰 놓았다.

킴스클럽 역시 필립스 TV 등 고급 제품을 갖췄다. 특히 킴스 아울렛 평촌점은 게스 청바지를 50~70% 할인된 2만5천원선부터, 캠브리지 멤버스 신사 정장류를 4만~5만원선에 팔고 있다.

킴스클럽 서울점에는 버버리.보스.아르마니 등 유명 향수와 드방세.라끄베르 등 유명 화장품이 눈에 띈다. 시중가보다 10~20% 싸게 살 수 있다.

한화마트에서는 백설햄이 직영하는 델리숍이 눈길을 끈다. 백설햄 델리숍은 주로 백화점에 진출해있으나 한화마트 잠실점.부평점에서는 좀더 저렴한 가격에 떡갈비햄 (1백g 1천6백원).플리쉬 소시지 (1백g 1천7백원) 등을 판매중이다.

회원제로 운영하는 코스트코도 소니 TV와 폴로 의류.버버리 핸드백.하겐다즈 아이스크림 등 고급 제품을 갖추고 있다.

◇ 제조업체도 할인점 진출 경쟁 = 할인점 판매대를 차지하려는 고급 제품들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이는 연간 고객이 1천여만명에 이르는 대형 할인점을 선점하지 않고서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어려운데다 거래 조건 역시 대체로 할인점이 백화점보다 낫기 때문이다.

월풀코리아는 매출 확대를 위한 판촉 전략의 하나로 그동안 백화점이나 수입전문매장에서 주로 판매해오던 3백만원대 고급 월풀냉장고를 할인점에 공급하고 있다.

커피시장을 놓고 동서식품과 치열한 경합을 벌여온 네슬레는 올들어 E마트 등 주요 할인점에서 도우미까지 동원한 사은행사를 벌이고 있다.

또 도루코와 면도기시장을 주도해온 질레트 역시 할인점 판촉행사를 강화했으며, 세계적인 화장품업체인 로레알도 고급 신상품인 '메이블린 뉴욕' 화장품을 주요 할인점에 들여보내기 위해 관련업체들과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제당의 볶음밥 메이트와 해태 와이드 스피드, 풀무원 떡볶음 양념장 등도 백화점과 할인점에서 동시에 찾아볼 수 있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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