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더 재밌다] 36. 스틱 다른선수 어깨 위로 들면 파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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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드하키(이하 하키)는 1908년 런던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이 됐지만 그 역사는 아주 길다.

영국의 스포츠 연구가 데이비드 모건은 하키가 기원전 20세기부터 행해졌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는 나일강 유역 베니하산의 고대 이집트 유적 벽화다. 두 사람이 마주 서서 스틱을 맞부딪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아테네 해안의 그리스 유적에서는 6명의 선수가 현대 하키의 경기 시작 장면과 흡사한 동작을 하는 그림도 발견됐다.

하키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두발로 달리며 스틱을 사용하느냐다. 걷거나 뛰면서 스틱으로 볼을 다루는 종목은 하키뿐이다. 폴로는 말을 타고, 아이스하키는 스케이트를 타며 얼음판 위에서 퍽을 다룬다.

하키에서 스틱에 대한 규정은 매우 엄격하다. 스틱의 왼쪽 면만 평면이고 스틱 끝 부분에 모난 곳이 있어선 안 된다. 스틱의 머리 부분은 휘어져야 하며 접착물이나 금속 등을 끼우거나 붙일 수 없다. 스틱의 굵기는 지름 2인치의 고리를 통과할 수 있어야 하고 무게는 최대 737g이다.

반칙과 벌칙도 스틱에 관한 부분이 많다. 스틱을 다른 선수의 어깨보다 위로 들어올려 플레이하거나 플레이를 하지 않을 때라도 스틱을 선수의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경우는 모두 파울이다. 스틱의 둥근 면으로 볼을 드리블하거나 접촉하면 반칙이다. 편평한 면으로만 공을 다뤄야 한다. 스틱의 양면을 모두 사용하는 아이스하키와는 다르다. 오히려 골프와 흡사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제대로 된 스윙으로 볼을 칠 수 없을 때 가끔 클럽을 돌려 잡고 왼손잡이 폼으로 볼을 친다. 하키에선 이런 경우가 다반사다. 물론 골프에서는 달리면서 볼을 치거나 친 다음 달려갈 일이 없다. 그래선지 일부 하키 선수는 골프를 대단히 쉬운 운동이라고 생각한다. 하키 스틱의 재료는 전통적으로 뽕나무를 사용한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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