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훈 새 현대차노조 지부장 회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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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훈 현대차노조 지부장 당선자가 28일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우리 일을 금속노조에 맡겨두지 않겠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노조) 지부장에 선출된 이경훈(49) 당선자는 28일 “아직 속단은 못한다”면서도 금속노조 탈퇴를 시사하는 발언으로 주목을 끌었다. 그는 현대차노조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 내내 “우리 일을 금속노조에 맡겨두지 않겠다” “단결권·단체교섭권을 위임받아 독자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음은 이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금속노조 문제를 확실히 짚겠다는 의미는.

“금속노조가 단결권·교섭체결권을 관장하는 현 체제로는 개별기업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를 되찾아와 고용·임금·복지 문제는 개별기업 노조가 책임지고 해결하겠다. 금속노조가 산별체제(현대차지부를 해체하고 울산공장을 금속노조 울산지부 현대차지회, 전주공장을 전북지부 현대차지회로 조직개편)를 고집한다면 조합원의 뜻을 물어 결단할 수 있다.”

-‘결단’은 금속노조 탈퇴를 의미하나.

“최선을 다해 보고 그래도 안 되면 조합원 총의를 묻겠다. (현재로선 탈퇴를) 속단하는 건 너무 나간 거다.”

-"금속노조에 대한 원성이 하늘을 찌른다”고 했는데.

“금속노조 한해 예산 100억원 중 43억원을 우리가 대줬는데 해준 게 없어 조합원이 허탈감에 빠졌다. 또 중앙교섭 한다며 (조합원이 원하는 임금·복지 문제는 꺼내지도 못하고) 80여 일을 허송했다. 그래 놓고 일 년 열두 달 파업을 결의해 무분별한 정치파업을 하면 현장 조합원들이 따르겠는가. 이런 문제 때문에 조합원들의 원성이 쌓였다.”

-자칫 노동계에서 고립된다는 우려가 있다.

“쌍용차·금호타이어 문제 때 금속노조가 뭘 해줬는지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 고립된다는 건 전형적 마타도어다. 금속노조 15만에 우리의 비중을 생각해 달라. 4만5000명이다.”

-본인의 성향은.

“투쟁은 성과를 위한 투쟁이어야지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 밤낮 투쟁을 하면서 (무쟁의 15년의) 현대중공업과 실리에서 엄청난 차이가 난다. 중도·실리는 정당한 노동 대가를 찾아오기 위해 투쟁하겠다는 의지다.”

-임단협이 제대로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연내 타결’을 강조했다.

“회사도 변해야 산다. 세계 4대 자동차기업에 걸맞게 기간은 짧고, 알맹이는 굵게, 성과는 화끈하게 처우해 달라. 노조도 생산성과 품질 향상으로 보답하겠다.”

 울산=이기원 기자

이경훈 지부장의 말말말(2009)

“ 소전에 와서 닭 팔 생각 말라.”(4월 임단협안 확정 때 금속노조에 ‘현대차노조의 희생만 강요말라’며)

“ 양정동(현대차 울산공장 소재지) 길을 막고 물어보라. 우리가 투쟁을 안 해서 이 꼴 났는지.”(9월 지부장선거 유세 중)

“ 금속노조의 헛발질이 계속되면 희망이 없다.” (9월 선거 유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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