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장마철 맞아요?" 올해 장마가 중부지방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남부지방에 장마가 시작된 뒤 서울 등 중부지방엔 그동안 비 온 날이 3~5일에 그치는 등 장마철 답지않게 빗방울 구경조차 힘들 정도다.
기상청은 9~10일 서울 등 중부지방에 5~30㎜의 비가 내리겠으나 오는 15일까지 일시적인 소나기 외에는 이렇다할 비가 없이 구름 많이 끼는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이에 따라 "장마가 시작된 게 맞느냐" 는 문의전화가 기상청과 언론사에 쇄도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에는 "비가 온다고 해 일정을 미뤘는데 왜 안 오느냐" "이번 비는 정말 오느냐" 는 항의 전화도 섞여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7일까지 서울지역에 비가 내린 날은 6월 21일.22일.23일.26일, 7월 4일 등 고작 닷새에 불과했다.
6월 23일과 7월 4일에는 강수량이 불과 0.2㎜, 0.7㎜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중 ▶울산.제주 13일 ▶서귀포 12일 ▶부산 10일 등 남부지방에는 비교적 비가 많이 내려 대조를 이뤘다.
이같은 현상은 기상청 예보대로라면 중부지방까지 북상해야 할 장마전선이 남해상에서 '거북이 걸음' 을 하고 있기 때문. 게다가 서울 등 수도권에 소나기가 오겠다는 기상청의 세차례 예보마저 단 한번만 적중했을 뿐이다.
최근 기상청이 선물용으로 제작.배포한 우산 겉면에 '날씨 맞히기가 너무 힘듭니다' 는 문구를 새겨 넣을 정도로 올해 장마는 예보관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기상청이 장마가 끝났다고 발표한 지 2~3일 뒤부터 한달 동안 게릴라성 집중 호우가 전국을 강타했었다.
강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