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은 순이익이 많고 부채가 적은 우량 상장기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거래소는 23일 금융업.관리종목을 제외한 498개사(12월 결산법인)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19일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50% 이상인 기업은 22개사에 불과했지만 이들 기업의 순이익은 전체의 45.1%인 11조7016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면 대상 기업의 69%(345개)를 차지하는 외국인 지분율 10% 미만인 상장사의 순이익은 3조2978억원으로 전체의 12.7%에 불과했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외국인 지분율 50% 이상인 기업이 27.7%였으나, 전체의 3분의 2를 넘는 외국인 지분율 10% 미만 기업은 21%로 오히려 낮았다.
외국인 지분율이 50% 이상인 상장사들은 부채비율이 59.4%로 전체 평균에 비해 37.6%포인트 낮았다. 자본총액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자기자본이익률은 14.7%로 전체 평균보다 5.4%포인트 높았다.
외국인 지분율이 50%가 넘는 22개 상장사에는 에스원(60.57%).제일기획(58.58%).삼성전자(58.38%).포스코(70.2%).SK(60.7%).현대자동차(55.9%).신세계(53.7%).LG필립스LCD(52.8%) 등 국내 주요 기업이 포함돼 있었다. 외국인은 올 들어 SK 지분을 16.9%포인트 늘렸으며 신세계와 현대차의 비중을 각각 4.9%포인트, 4.5%포인트 늘렸다.
메릴린치증권의 이원기 전무는 "최근 6개월 동안 전 세계 증시 중 외국인이 순매수한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며 "상당수 외국인은 국내 우량주를 산 뒤 장기 보유해 높은 수익을 내는 전략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