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븐포트, 그라프 완파 윔블던 정상 등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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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슈테피 그라프 (30.독일) 의 마지막 서비스 리턴이 네트에 걸리는 순간 린제이 데이븐포트 (23.미국) 는 두 손으로 입을 가리며 터질 듯한 울음을 참았다.

세계 1위 등극과 함께 윔블던 첫 제패. 데이븐포트로서는 윔블던 테니스대회가 최고의 대회가 됐다.

4일 영국 런던 근교 윔블던 센터코트에서 벌어진 여자단식 결승에서 데이븐포트는 강력한 힘을 앞세워 노장 그라프를 2 - 0 (6 - 4, 7 - 5) 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잔디 코트인 윔블던과는 인연이 없어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결승에 오르지 못했던 데이븐포트는 첫 결승 진출에서 우승컵까지 거머쥔 것이다.

데이븐포트는 세계 2위였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3번 시드를 받았고 일곱차례나 윔블던 정상에 올랐던 그라프가 랭킹은 3위지만 2번 시드를 받았었다.

이번 대회 1회전에서 세계 1위 마르티나 힝기스 (스위스)가 10대 돌풍 옐레나 도키치(호주)에게 지는 바람에 결승에만 올라도 세계 1위 등극이 예정됐던 데이븐포트는 우승까지 차지함으로써 자랑스러운 1위에 오르게 됐다.

결승에서 데이븐포트는 힘으로, 노장 그라프는 노련미로 맞대결했으나 힘이 한발 앞섰다. 2세트에서 두 선수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착실하게 따내며 나란히 평행선을 달렸다.

그라프가 5 - 4로 한 게임 앞선 상태에서 데이븐포트의 서비스 게임. 맑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30분간 중지. 비는 데이븐포트의 편이었다. 5 - 5에서 그라프는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따내지 못했고 경기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미리아나 루치치 (크로아티아) 와의 준결승에서 왼쪽 허벅다리를 다쳐 존 매켄로 (미국) 와 짝을 이룬 혼합복식 준결승도 기권하며 여덟번째 윔블던 단식 정상을 노렸던 그라프는 역부족을 실감해야 했다.

한편 남자부는 피트 샘프라스.앤드리 애거시 등 미국 선수들끼리 패권을 다툰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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