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3사 방학맞은 학생들 겨냥 납량특집물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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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심야 시청자를 잡아라. " 해가 길어지고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여름철. 여기에 푹푹 찌는 무더위와 열대야로 잠 못드는 밤은 계속되고…. 이때 방송사의 관심은 심야시간대로 집중된다.

특히 방학을 맞아 밤늦도록 TV.비디오를 보고 라디오.음악을 듣는 '올빼미' 형 학생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방송사들은 이들을 주요 타깃으로 한 외화.드라마를 집중 편성한다.

특별편성이 많은 것은 무엇보다 외화다. 공포.미스터리 추리물 등 찜통 더위에 지친 시청자를 서늘하게 만들 납량특집물이 대거 선보인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2일 시작하는 KBS2 외화 미니시리즈 '환상특급 FX' (금 밤 11시) .FX란 영화의 특수효과를 뜻하는 말이다. 86년 로버트 만델 감독에 의해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영화 'FX' 의 TV 버전이다.

방영편수는 모두 21부. 원작 영화의 플롯과 등장인물을 그대로 살린 '환상특급…' 의 기본 얼개는 각종 특수장비를 동원한 살인사건과 범인 추적. 매니어 시청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X파일' (월 밤 11시) 과 함께 KBS2 외화 미니시리즈의 쌍두마차로 나선다.

또 KBS2 토요명화 (밤 10시10분) 도 7, 8월 납량물 특집을 마련했다. 미셸 파이퍼.잭 니콜슨 주연의 공포영화 '울프' (17일) , 공포영화의 고전 '13일의 금요일4' (24일) 등 9편을 준비했다.

이에 맞서는 SBS의 특징은 납량물의 다양화. '미스터리 스릴러' '환상특급' '해양영화' '서부영화' 등을 주제로 영화를 분류했다.

'납량물 = 죽고 죽이는 단순 공포영화' 라는 편견을 깨고 다양한 분위기를 통해 시원한 느낌을 주겠다는 것. 20일부터 5주간 화~목 밤 12시30분에 안방을 찾아간다.

스릴러 영화의 단골 주연 게리 부세이가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외로운 형사로 출연한 '더블 서스피션' (20일) 이 첫 테이프를 끊는다. 또 소설가 스티븐 킹의 공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옴니버스 스타일의 영화 '캣츠 아이' 도 관심이 가는 작품. 'ET' 로 인기를 얻은 드류 베리모어가 악령에 영혼을 빼앗기는 아이로 나와 눈길을 끈다.

MBC의 경우 3일부터 주말의 명화 (토요일 밤 11시10분)에 납량 특선물을 편성했다. 카리브해를 배경으로 전설 속의 보물을 찾아 나선 해적들의 모험과 로맨스를 그린 '컷스로트 아일랜드' (3일) 를 시작으로 제목만 들어도 섬뜩한 '데몬 나이트' (10일) 등 5편의 영화가 준비됐다.

여기에 월.화 납량 드라마 전쟁도 곧 시작된다. 이미 1, 2회분을 내보낸 12부작의 KBS2 '전설의 고향' (밤 9시50분) 은 지난 겨울부터 야외 촬영으로 사전제작에 들어가 오싹한 분위기를 한껏 돋우고 있다.

이에 맞서는 SBS 16부작 '고스트' (12일) 는 '모래시계' 의 김종학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작품. 주인공의 코믹한 캐릭터와 현대를 배경으로 한 귀신 얘기로 젊은 시청자를 끌겠다는 전략이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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