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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완전식품, 그래서 ‘밥이 보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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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밥을 보약이라 하여 상약(上藥)으로 쳤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도 “밥의 성질은 화평하고 달고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살을 오르게 하고 배 속을 따뜻하게 하고 설사를 그치게 하며 기운을 북돋워 주고 마음을 안정시킨다”고 돼 있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 민족의 영원한 에너지원인 쌀의 소비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반면 일본과 미국에서는 쌀 소비량이 오히려 늘고 있다고 한다. 쌀이 지닌 다양한 물질들이 각종 질병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는 것과 무관치 않다.

한 연구에 따르면 쌀 기름은 성인의 혈액에 있는 혈소판의 응고를 막아줘 성인병 예방 효과가 매우 높다 한다. 쌀에 항변이원성(항암성)물질이 상당히 함유돼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아울러 쌀은 지구력 증진에 좋은 탄수화물과 힘을 높이는 단백질은 물론 철분과 칼륨 등 무기질도 고루 분포된 완전식품으로, 쌀눈에 많이 들어 있는 ‘가바(Gaba)’란 물질은 혈액 내 중성지방을 줄이고 간 기능을 높여 현재 뇌 혈류를 개선하는 의약품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외에도 쌀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비타민 E와 노리자놀, 몸의 독소를 배출시키는 비타민 B와 나이신 등 다양한 물질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만년의 장구한 벼 재배 역사 속에서 지금도 쌀 음식이 김치·된장찌개와 더불어 우리 식탁 속에 아주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그 어느 민족보다도 강인한 체력과 우수한 두뇌를 가진 것도 신토불이 쌀의 위력이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노강진 농협안성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