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줄이고 무정차 통과…경기도 '멋대로 버스' 활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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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경기도 용인시 수지읍 수지 택지지구 앞에서 성남시 상대원동 성남공단까지 출퇴근하는 김성희 (金聲熙.47.회사원) 씨는 퇴근시간 마다 3~4㎞를 걷거나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성남공단까지 운행하도록 돼 있는 ㈜경기고속이 '손님이 없다' 는 이유로 상대원1동사무소까지만 운행하고 중간에서 회차하기 때문이다.

경기도 광주에서 ㈜대원여객 버스를 이용, 수원역 부근 식당으로 출근하는 이선숙 (李善淑.42.여) 씨는 40분 가량 걸릴 출퇴근 시간이 50여분으로 늘어나는 손해를 매일 감수하고 있다.

버스가 풍덕촌 대지마을에서 직진하지 않고 멋대로 전철 분당선 오리역까지 4㎞ 거리를 우회하기 때문이다.

최근 수원.성남.광주.용인 등 경기 남부지역을 운행하는 버스들이 임의로 버스노선을 바꿔 운행하는 횡포를 부려 승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경기도와 수원시.성남시 등에 이같은 버스민원이 하루에 10여건씩 접수되고 있지만 "곧 대책을 마련하겠다" 는 말만 되풀이 할 뿐이어서 주민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특히 경기 남부지역 버스노선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경기고속과 대원고속의 횡포가 두드러진다.

민속촌~분당~잠실을 운행하는 경기고속 1116번 버스는 분당신도시 E마트 네거리에서 중앙고교 정류장을 경유하지 않고 좌회전을 해 중앙공원 (효자촌) 쪽으로 직진하고 있다.

또 77 - 1, 700, 700 - 2번 버스의 경우도 미금동 신원아파트와 금곡동 대원아파트 앞 정류장을 수시로 무정차 통과하고 있다.

주민 梁모 (37.회사원) 씨는 "버스를 30여분 기다리는 것이 보통" 이라며 "분개한 승객들이 달리는 버스를 가로막은 적도 있다" 고 말했다.

이밖에 하남시에서 성남 남한산성까지 운행하는 광신교통㈜ 등도 결행이 잦고 운행시간을 지키지 않고 있다.

성남시 교통행정과 최필규 (崔弼圭.30) 버스지도 담당은 "불법운행을 적발해 광주군 등 관할 시.군에 통보해도 제때 처리되지 않는다" 며 "인근 시군과 손발이 안맞는 것이 큰 문제" 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기고속 관계자는 "당국의 지적을 받으면 시정하거나 벌금을 내는 절차를 밟고 있다" 며 "운전자들의 소양교육 등을 강화해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 이라고 밝혔다.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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