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상최대 금융사기 사건 발생…30억불 빼돌려 잠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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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30억달러의 사나이를 찾아라 - ." 마틴 프랑컬 (44) 이란 미국의 보험자산 관리인이 최근 고객 돈 30억달러 (약 3조6천억원) 를 빼돌리고 잠적한 희대의 사기사건이 발생해 미 금융계가 발칵 뒤집혔다.

사기액수만 하더라도 95년 영국 베어링스 은행을 파산으로 몰고간 사기사건보다 두배 이상 많은 사상 최대규모다.

이로 인해 그에게 자산관리를 맡긴 5개주의 11개 중소 보험사들이 파산위기에 처하는 등 금융계에 상당한 연쇄타격이 예상된다.

그러나 미 연방수사국 (FBI) 은 범인의 소재 파악은 물론 돈의 행방에 대한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의 수사에 따르면 프랑컬은 리버티 내셔널 증권사를 설립, 저렴한 커미션을 내세워 보험회사들의 자산관리를 해오다 지난달 5일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다.

맡아 운영하던 돈의 행방도 묘연하다.

수사당국은 그가 해외은행에 가명계좌를 만들어 돈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8월 버진 아일랜드에 병든 어린이를 돕는다며 설립한 '아시시 재단' 이 사기의 전위조직이라는 혐의를 받고 있다.

고교중퇴의 학력에 미혼인 그는 뉴욕시 교외의 3백만달러짜리 호화저택에 80여대의 컴퓨터와 위성 수신시스템을 갖춰놓고 활동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너개의 가명에 개인 변호사까지 고용했고, 최근 수개월간 쇼핑과 유럽여행으로 1백여만달러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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