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회의 최대 수혜자는 IMF?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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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런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2차 정상회의의 ‘놀라운 승리자(surprise winner)’였으며, 24~25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G20 3차 정상회의에서는 IMF가 국제금융계의 ‘최고 조연배우’로 부각될 것 같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 보도했다. 4월 런던 G20 정상회의는 IMF의 출자금을 1조 달러로 늘리기로 했으며, 이번 피츠버그 회동에서는 IMF에 정책감독 기능을 부여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다.

WSJ는 회원국이 장기 성장을 촉진하는 쪽으로 경제정책을 바꾸는지 감시하는 역할을 IMF에 맡기는 문제가 피츠버그 정상회의에서 합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각국 정부가 재정·통화 정책을 동원해 쏟아부었던 물량 공세를 위기 이전의 정상상태로 되돌리는 ‘출구 전략(exit strategy)’을 조율하는 것도 IMF의 새 임무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다수의 경제학자를 직원으로 거느리고 있는 IMF야말로 각국의 출구전략과 같은 미묘한 경제정책을 조정하는 데 ‘편리한 채널’이라는 것이다.

IMF는 런던 G20 정상회의 이후 개발도상국을 위한 재원을 확충했다. 각국의 중앙은행장과 금융규제당국 대표로 구성된 금융안정위원회(FSB)와 함께 금융위기 조기경보시스템을 만드는 임무도 부여받았다. G20 국가들이 얼마나 재정정책을 더 쓸 수 있는지를 분석하는 일도 맡았다.

IMF의 위상이 강화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신뢰부터 높이는 게 필수적이다. G20 정상들이 현재 43% 수준인 신흥국과 개도국의 IMF 지분을 50%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

 IMF는 1944년 미국 뉴햄프셔 브레튼우즈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창설됐다. 세계 각국이 무역수지 흑자를 내기 위해 자국 통화가치를 경쟁적으로 떨어뜨린 탓에 1930년대 대공황으로 이어졌던 과거를 반복하지 말자는 취지였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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