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되자마자…북, 서울로 걸어 들어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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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으로 근무한 미군장병들이 미군 기관지 성조지를 통해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주한미군 감축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성조지는 "미국이 처한 위협은 유럽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다른 곳에 있다"며 "(미군 가운데) 많은 사람은 그 위협이 한국에 존재한다고 믿고 있다"고 이라크로 차출된 주 독일 미군 장교의 말을 인용해 21일자에서 보도했다.

신문은 "이들은 핵무장한 북한에 너무나 많은 유혹을 안겨줄 것이라는 이유로 주한미군 감축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문에 따르면 주한미군 2사단에 3년간 근무한 예비역 하사관 레지널드 조셉은 "북한은 주한미군이 감축되자마자 곧장 서울로 걸어 들어올 것이며 이는 (북한에) 아주 쉬운 일"이라고 말했다. 역시 한국에 1년간 복무한 상병 제프 니콜스도 "(감축은) 명백히 북한이 (공격하기) 더욱 쉽게 만드는 조치"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미군을 미 본토에 가까이 두는 것은 미군에 이득이 되지 않을 것""미군은 해외에 있을수록 더 집중하게 되고, 긴급태세를 유지할 수 있으며 군대가 무엇인지 개념을 갖게 된다"며 미군 재배치 조치를 비판했다.

신문은 "감축조치로 이라크 등으로 전출되고 있는 주 독일 미군들이 우호적이었던 주둔지 독일에 대해 '그리워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미군에게 힘든 근무지로 알려져 온 한국에서도 많은 미군이 감축조치에 대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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