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봉사대 22명 '혼자사는 노인' 돌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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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노인의 처지는 우리 노인들이 누구보다 잘 알지요. " 지난 21일 오후 2시 인천시 동구 송림2동 혼자 사는 노인 金선이 (87) 할머니의 한평 남짓한 단칸방. 하얀 조끼와 모자 차림의 할머니 2명이 거동이 불편한 金씨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었다.

인천시 동구 '독거노인 후원회' 의 김옥희 (金玉姬.63) 회장과 김원남 (金願男.64) 회원이 그 주인공. 보살펴 주는 사람 없이 20여년을 홀로 살아온 金씨는 안마와 말동무를 해준 이들에게 "이렇게 시중을 받아본 게 얼마만인지…" 라며 고마워했다.

독거노인 후원회는 지난 17일 60~70대 할머니 22명으로 발족했다.

20년 가까이 노인복지에 관심을 쏟아온 金회장 (前 인천시여성단체협의회장) 의 제안에 인천 동구의 노인 자원봉사대원 중 일부가 따로 모인 것. 후원회는 회원 22명을 2인1조로 편성, 매주 1회 이상 혼자사는 노인 집을 찾아 나선다.

봉사활동은 빨래. 청소. 안마.시장보기.식사시중. 책 읽어주기 등 다양하다.

생필품이 떨어지면 직접 구해주기도 하고 김치 등 밑반찬도 만들어준다.

또 쌈짓돈을 털어 낸 회비 (2만원 이상) 를 모아 관내 동사무소에서 추천한 10명의 독거노인들에게 1인당 월 5만원의 생활비도 보태주고 있다.

봉사 후에는 반드시 활동일지에 기록하고 매월 한차례 따로 모여 개선할 점, 필요한 점 등을 평가한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의 최을분 (崔乙分.73) 부회장은 "더 많은 노인들에게 가슴에 와닿는 봉사활동을 하는 게 후원회의 목표" 라며 "작은 봉사이지만 나누는 기쁨은 크다" 고 말했다.

032 - 763 - 4736.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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