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북성동 2천여 주민들 부두 고철가루 고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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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바다바람을 타고 날아드는 쇳가루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을 전혀 못하고 있습니다. "

인천시 중구 북성동 2천여 주민들은 인근 인천항 8부두 고철 하역장의 쇳가루 때문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대책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인천지방해양수산청과 주민들에 따르면 8부두에는 6만3천여t의 고철이 7m 높이로 쌓여 있다.

인천제철과 동국제강 등이 수입한 이 고철은 보관 장소가 마땅치 않아 수개월째 부두에 방치돼 있다.

고철더미를 배에서 부두로 하역할 때와 트럭으로 옮겨싣는 과정에서 휘날리는 쇳가루는 바람을 타고 1백여m 떨어진 북성동 주택가로 곧바로 날려간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여름에도 창문을 열지 못하고 빨래를 집안에 널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주민 강만영 (姜萬營.61) 씨는 "지난 4월말부터 계속해서 날리는 쇳가루 탓인지 동네 주민중 목이 아프다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고 말했다.

김영숙 (金英淑.37.여) 씨는 "집 베란다에 걸어놓은 흰 빨래가 뻘겋게 물들어버리는 가 하면 하루도 안돼 쇠먼지로 뿌옇게 되는 통에 세차도 거의 하지 않고 산다" 고 불평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최근 관할중구청과 해양수산청에 대책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잇따라 제출했다.

이에 대해 구청과 해양청은 "부두에서 하루평균 5천t씩을 반출하고 있지만

밀려드는 고철을 제 때 처리하기는 역부족" 이라며 "고철 하역작업 때마다 물뿌리는 차를 동원하고 있다" 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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