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컵 국제축구] 이영표, 무명서 주전공격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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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스타 탄생' . 이영표 (22.건국대) 만큼 짧은 시간에 '신분상승' 을 이룬 축구선수가 있을까.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무명이었던 이는 지난 3월 올림픽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한 뒤 단번에 왼쪽 사이드어태커로 주전자리를 꿰찼다.

그리고 이달초 국가대표팀 '젊은 피 수혈' 대열에 합류하더니 코리아컵대회를 통해 또다시 스타팅 멤버로 자리잡았다.

멕시코와의 1차전에서는 교체멤버로 뛰었으나 15일 이집트전에서는 당당히 주전으로 출전, 90분간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소년 같은 천진스런 표정과 뛰어난 스피드, 수비수 한명 정도는 가볍게 제치는 개인기는 그의 스타탄생을 뒷받침한다.

그의 화려한 변신 뒤에는 소속팀인 건국대 정종덕 (56) 감독의 혜안과 조련이 있었다. 정감독이 이를 눈여겨본 것은 안양공고 2학년이던 94년. 체격 (1m76㎝.66㎏) 이 왜소하지만 승부 근성이 뛰어나고 드리블만큼은 발군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는 정감독 아래서 체계적인 훈련을 거치며 기동력과 지구력이 엄청나게 좋아졌고 1대1에서는 90% 이상 수비수를 돌파하는 위력을 보여줬다.

정감독은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이를 왼쪽 사이드어태커로 보직 변경시키며 "이 포지션에서 승부를 걸어라" 고 격려했다.

지난 3월 올림픽대표팀 정해성 코치로부터 왼쪽 사이드어태커가 마땅찮아 고민 중이라는 얘기를 들은 정감독은 '주전감이 안되면 즉시 되돌려보낸다' 는 조건 하에 이를 올림픽팀에 보냈다.

결과는 대만족. 폭주기관차 같은 기동력과 현란한 드리블로 이는 왼쪽 사이드라인을 완전히 점령해 버렸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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