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지키려 정치박해" 북한 체제 신랄 비판

중앙일보

입력

중국의 한 싱크탱크가 이례적으로 김정일의 세습통치를 거론하며 북한체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20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전략문제 전문지인 '전략과 관리' 최신호에 게재된 이 논문은 북한의 ▶핵개발▶세습 체제▶비협조적 태도 등을 조목조목 비판한 뒤 새로운 대북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정부계 싱크탱크인 톈진(天津) 사회과학원 대외경제연구소 왕종원 연구원이 '새로운 시각으로 북한과 동북아 정세를 면밀히 관찰한다'는 제목으로 발표한 이 논문은 북한체제에 대해 "자연재해로 인민의 생활은 최악에 달했지만 (김정일은) 세습통치를 유지하기 위해 극좌정치와 정치박해를 대대적으로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북.중 관계에 대해 "북한은 중국의 지원에 감사를 표하는 법이 없다"고 지적하고 "우리가 이런 국가를 지원할 도의적 책임은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북한에 매년 40만~50만t 가량의 석유와 수십만t의 식량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핵개발과 관련, 이 논문은 "이는 국제사회에 대한 능멸과 도전"이라고 규정하고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 따라 미국과 국제사회를 지지해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중 관계와 관련, "북한의 무책임한 행동 때문에 중.미관계 개선이 방해받고 있다"며 북한이 "중요한 시기에 큰 논쟁을 태연하게 일으켜 중국을 미국과 대항케 하는 입장으로 끌어들인다"고 비난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의 이 같은 대북 비판이 "이례적인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북한의 경직된 자세로 북핵 6자회담 개최가 난항을 겪게되자 평양에 대한 베이징(北京)의 불신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최원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