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해빙기류…美국무차관 파견 '오폭' 설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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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워싱턴.베이징 = 김종수.유상철 특파원]그동안 악화일로를 치닫던 미.중 양국 관계가 해빙 기류를 보이고 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13일 "토머스 피커링 국무차관을 14일 중 베이징 (北京)에 보내 지난달초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군의 유고연방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사고에 관해 설명토록 했다" 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오폭사고로 인해 양국관계가 '몇 발짝' 후퇴한 것은 분명하다" 며 "그러나 양측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WTO)가입 및 기타 현안들에 관한 협상을 재개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7일 나토군의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 폭격으로 중국 기자 3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한 이후 양국은 심각한 갈등을 빚어왔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날 중국의 핵기술 절취설에 대해서도 "이는 분명히 심각한 문제로 미국에 약간의 피해가 있었지만 안보에 심각한 피해를 준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며 그동안의 강경자세에서 크게 물러나 유화 제스처를 보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도 이날 대미 (對美) 관계를 개선할 용의가 있음을 즉각 밝히고 나섰다.

중국의 관영 신문들은 13일 첸치천 (錢其琛) 외무담당 부총리의 말을 인용, "중국은 미국에 적대적인 정책을 추구하지 않을 것" 이라고 보도했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중인 錢부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미국은 정상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미국과 대립하는 정책을 결코 채택하지 않을 것" 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유고 문제에 대해 미국과 의견을 달리하고 있는 것은 사실" 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유엔 안보리에서 코소보 평화유지군 파견안에 대해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한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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