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실용] 매독 앞에 장사 없다

중앙일보

입력

매독
원제 Pox, 데버러 헤이든 지음, 이종길 옮김
길산, 424쪽, 2만원

“오, 위풍당당한 매독, 순수하고 우아한 매독….” 유별난 매독 찬가를 불렀던 사람은 프랑스의 소설가 기 드 모파상. 그 치명적인 성질환은 때론 감염자에게 잠재 에너지를 자극했던, 두 얼굴의 성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페니실린 발명 이전 매독은 유럽 인구의 15%를 죽음의 벼랑으로 내몬 주범이었다.

미국의 사학자인 저자 헤이든은 매독에 당했던 역사적 인물 14명의 발자취를 통해 매독의 사회문화사를 엮어낸다. 정치가 링컨, 작곡가 베토벤, 화가 고흐, 철학자 니체, 독재자 히틀러…. 책 속에서 다뤄지는 이들이말로 ‘파우스트의 자식들’이다. 감칠 맛 나는 우리 말로 옮겨진 책에 따르면 매독은 단 몇 번의 실수로 망가지는 ‘밤의 신사’들을 양산했다.

조우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