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 '근육병 가현이 살려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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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죽어가는 어린 딸 좀 살려주세요. "

주부 심혜숙 (沈惠淑.33.경기도구리시인창동) 씨가 8일 생후 22개월된 딸 유가현 (兪佳賢) 양에게 새 생명을 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중앙일보에 보내왔다. "제대로 걸음마도 해보기 전에 죽음의 문턱에 놓인 가현이가 가여워요. 수술만 받으면 살릴 수 있다는데…. " 가현이는 생후 14개월째인 지난해 10월부터 걸음걸이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리에 힘이 없어 그런가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졌다.

7곳의 병원을 옮겨다닌 끝에 온몸의 근육이 서서히 굳어가다 죽는 '진행성 근육병' 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불치병으로 여겨왔던 이 병에 대한 수술치료법이 최근 개발됐다는 희소식을 접하고 沈씨는 안도했다.

그러나 수술비가 2억원에 이른다는 설명에 沈씨는 다시 절망에 빠졌다.

공장에 다니며 한달에 90여만원을 받는 남편 (33) 의 월급으로는 수술비를 도저히 댈 수 없기 때문이다.

재산이라고는 13평짜리 전셋집 (보증금 1천9백만원) 이 고작이다.

친정과 시댁도 형편이 마찬가지여서 기댈 언덕이라고는 없는 처지다.

"가현이를 살리기 위해 실오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서 중앙일보에 편지를 쓰게 됐다" 는 沈씨. 그는 "한달 전까지만 해도 혼자 일어설 수 있던 가현이의 병세가 이제는 부축을 받지 않고는 서지 못할 정도로 급속히 나빠지고 있다" 며 "이러다가 수술 기회를 놓쳐버리지 않나 하는 조바심에 잠을 못이루고 있다" 며 한숨을 내쉬었다.

0346 - 551 - 5518.

구리 =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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