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도심에 방공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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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가 민간 항공기 등을 이용한 도심 테러에 대비해 최신식 방공 시스템을 갖춘다. 9.11 테러 이후 도심 방공망을 강화한 미국을 뒤따른 것이다. 모스크바 중심이 아닌 외곽의 방공망은 지금도 완비돼 있다.

모스크바 방어 '특수임무부대' 사령관 유리 솔로비요프 대장은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수도 상공 방어를 위해 최첨단 요격 미사일 시스템 S-400을 새로 개발, 내년부터 실전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400은 기존의 어떤 미사일보다 성능이 뛰어나 다수의 목표물을 40초 안에 격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 주변의 공항에서 이륙한 비행기가 도심 상공까지 접근하기 전에 요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솔로비요프 대장은 또 "기존의 S-300PM 요격시스템을 도심 상공 방어용으로 개량하는 작업도 완료했다"고 밝혔다. S-300PM은 36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 72기의 미사일을 3초 간격으로 발사할 수 있다. 그는 "가까운 우주 상공에서 발사되는 미사일 시스템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은 현재 의회에 새로운 방공 시스템들을 실전 배치하는 데 필요한 법률 개정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테러범이 납치한 비행기에 승객들이 타고 있더라도 최악의 경우 격추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바꾸자는 것이다. 현행법은 납치 비행기를 지상의 안전한 비행장으로 유도 착륙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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