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주도하는 장세 그룹주펀드 수익률 고공행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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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주 펀드가 탄생 5년 만에 전성시대를 맞고 있다. 출시도 늘고 종류도 다양해졌다. 2004년 한국투신운용이 삼성그룹 펀드를 내놓으면서 펀드시장에 등장한 그룹주 펀드는 현재 29개로 늘었다. 올 들어서만 11개가 새로 등장했다. 또 삼성그룹주 일색이던 것에서 현대차그룹, LG그룹, SK그룹주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몇 개 그룹을 묶어 3대 그룹, 5대 그룹 형태로 만든 펀드들도 다수 선보이고 있다.

‘범현대그룹’ 혹은 ‘범LG그룹’에 투자하는 펀드도 나타나고 있다. 14일 현대자산운용이 판매를 시작한 ‘현대그룹 플러스’ 펀드는 현대그룹, 현대차그룹, 현대백화점그룹은 물론 KCC·하이닉스 등에도 투자한다. 지난달에는 한국투신운용이 LG와 GS·LS·LIG 등으로 투자 범위를 넓힌 ‘LG그룹 플러스’ 펀드를 내놓기도 했다.

그룹주 펀드의 출시 ‘러시’는 눈에 띄는 수익률 덕이다. 올 들어 외국인이 증시 주도세력으로 나서면서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졌고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차 등 국내 대표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경기 회복의 온기가 아랫목(대기업)부터 시작된 영향도 크다. 연초 이후 이달 초까지 현대차 그룹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0%에 육박한다. 최근에는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 계열사의 선전에 삼성그룹주 펀드의 성적이 돋보인다.

그룹주 펀드를 고를 때는 속을 살펴봐야 한다. 같은 그룹명을 단 펀드들도 편입한 종목의 수나 비중에 따라 수익률에서차이가 난다. 특정 그룹명을 달고 있는 펀드라도 그룹 이외의 다른 우량기업에 상당 비중을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 우리자산운용의 ‘우리 SK그룹우량주플러스’는 SK계열사 외에 포스코 등에도 많은 비중을 두며 투자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그룹 규모가 적거나 업종이 다양하지 않을 경우에 이런 방법이 활용된다. 특정 업종에 치우치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너무 많이 섞을 경우 그룹주 펀드의 개성은 무뎌질 수 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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