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피플] '에이전시.컴' 서찬원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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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미국 뉴욕의 한 나이트클럽 경비원 출신의 한국계 이민 1.5세가 맨주먹으로 디자인 및 컨설팅 전문회사를 창업, 3년 만에 매출액 8천만달러의 중견 기업으로 키워 화제다.

주인공은 에이전시. 컴 (agency.com) 의 서찬원 (37.사진.미국명 찬 서) 사장. 95년 컴퓨터 2대와 80달러만 갖고 회사를 창업, 맨해튼의 자그마한 창고를 사무실로 쓰면서 인터넷 마케팅 분야에서 급성장해 유망기업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97년 1천8백만달러였던 에이전시 컴의 매출은 98년 8천만달러로 뛰었다. 종업원도 1백50명에서 6백50명으로 늘었고, 뉴욕 본사 외에 런던.파리 등지에 11개 지사를 거느리고 있다.

현재 포드. 컴팩. 스프린트. 텍사코. 디즈니랜드 파리.휴 렛패커드 등 쟁쟁한 대기업들을 고객으로 갖고 있으며, 프로젝트당 최고 3천만달러의 용역료를 받는다.

미국 언론들은 이런 徐사장을 '인터넷 업계의 빌 게이츠' 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에이전시. 컴이 하는 일은 기업의 컴퓨터 시스템을 통합, 인터넷환경에 맞도록 재구축해주며 이렇게 구축된 컴퓨터시스템의 활용을 위해 회사의 얼굴마담격인 웹사이트를 개발하는 것.

徐사장은 "컴퓨터를 통해 고객과 회사가 친밀해지도록 만들어준다고 생각하면 된다" 고 말한다.

창업 이전의 徐사장 경력은 흥미롭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한국을 떠나 잠시 파리를 거쳐 76년부터 뉴욕에서 자랐다. 새라 로렌스 칼리지에서 소설창작을 전공했으며, 뉴욕의 레개 라운지 나이트클럽 경비와 타임잡지 근무 경력도 갖고 있다.

창업을 결심한 것은 타임에 근무할 무렵. 徐사장은 "온라인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과 웹사이트 개설에 흥미를 느꼈다" 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徐사장은 "웹사이트 개발 시장은 미국에서만 올해 40억달러, 2002년에는 1백50억달러로 급성장할 것" 이라며 "2003년 10억달러 매출이 에이전시 컴의 목표" 라고 말했다.

뉴욕 = 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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