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수사] '국민은 바지저고리냐'…목청높인 野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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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은 2일 옷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발표에 대해 "짜맞추기식 면죄부용 수사" 라며 반발했다.

안택수 (安澤秀) 대변인은 검찰발표 직후 성명을 내고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벌어졌다.

불공정.편파수사로 국민을 우롱했다" 고 비난했다.

이어 "현정권은 야당뿐 아니라 국민의 기대를 한꺼번에 짓밟는 전면전쟁을 선포했다" 며 공격 수위를 높였다.

김영선 (金映宣) 의원은 "법무부장관 사모님을 비호하는데 검찰권이 사용되는 것은 현 정부의 부도덕성을 백일하에 드러낸 것" 이라고 주장했다.

정형근 (鄭亨根) 의원은 "김태정 장관 부인 연정희씨가 수사기밀을 누설한 것 때문에 로비가 시작됐는데도 사건 본질을 명쾌하게 규명하지 못했다" 고 비판했다.

鄭의원은 "사전에 김태정 장관 부인으로 하여금 고소하게 해 명예훼손사건으로 축소시켜놓고 각본수사를 한 것부터가 문제" 라고 힐난했다.

한나라당은 김대중 대통령이 金장관에 대한 여론비판을 '마녀사냥' 으로 몰아붙인데 대해서도 질타했다.

安대변인은 "마녀사냥의 어원은 중세때 수도원 수사들이 마을에서 제거해야 할 사람에 대해 그럴 듯한 구실을 붙여 마녀라며 죽인 데서 유래됐다" 면서 "야당과 언론의 주장을 마녀사냥에 비유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 이라고 반박했다.

당 일각에선 "金대통령이 金장관을 감싸고 도는 것은 비자금 수사를 유보해준데 대해 보상" 이란 비아냥까지 나돈다.

오후 들어 김종필 (金鍾泌) 총리와 박순용 (朴舜用) 검찰총장을 항의방문한 당의 진상조사특위에 속한 의원들도 검찰을 집중 성토했다.

의원들은 "연정희씨의 승용차 운전기사가 검찰청 직원이라는데 이것만으로도 金장관 해임사유가 된다" "전면 재수사하지 않으면 5공 말기의 수많은 은폐사건들처럼 국가운명에 악영향을 줄 것" "국민여론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정권에 연민을 느낀다" 며 공격했다.

이정민.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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